잠옷을 입으렴. 이도우.
수안아. 이제는 나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 이종사촌 지간, 같은 나이, 또래의 여자아이였지만 역시 데면데면했던 첫 만남부터, 할머니 때문에 찍었던 둘녕이와의 첫 사진. 색깔은 달랐지만 같이 입게 되었던 둘의 잠옷. 금빛먼지를 바라보며 몇번이고 읽어내려간 명작전집. 주인없는 율이 삼촌 방에서의 캠핑, 날은 차가웠을 테지만 그 시림보다는 따뜻함이 더 컸을 렌턴의 불빛. 둘녕이 만들어 준 환약을 부적처럼 담아놓았던 유리병. 중학교, 고등학교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까이 있을 줄 알았지만 결국은 멀어질 수 밖에 없었던 둘의 생각들...... 수안아. 나는 때로는 시간이 어느정도 흘러 내가 늙어, 어느순간 죽는 상상을 한 적이 있었어. 난 도저히 그럴것이라 가정할 수 있는 내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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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30. 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