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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2015.

映画

by 솔앙 2015. 9. 25.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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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분명 코미디를 위한 영화가 아닌데 보다보면 자꾸 웃음이 나온다.  이번 영화도 처음에는 살짝 갸웃하다가, 결국 키득키득 웃으면서 보고야말았다. 분명 같은 상황이 2번 반복되는데, 언제가 지금이고 언제가 그때인지 모르게, 도대체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지 알 수 없게 상황들이 흘러간다.

 

이번에 처음으로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하는 김민희씨! <연애의 발견>과 <화차>를 보면서 진짜 '배우'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이번 영화로 나는 앞으로 그녀의 영화들을 모두 챙겨봐야 할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 전직 모델이었다는 극중 희정의 이야기는 진짜 자기 이야기인듯 했고, 분명 다른 시간에 장소만 같게 촬영했을 각각의 파트에서 정재영이란 배우와의 합은 처음이 아닌 것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때, 오프닝부터 울려퍼지던 '봄이 오면' 이라는 가곡과 남자 주인공의 '함춘수'라는 이름에서 '김춘수의 꽃' 이란 시를 생각하면서 영화를 봤다. 아이러니하게 영화는 봄이나 꽃과는 아무 상관없는 겨울의 어느 날이고, 결국 눈까지 펑펑 온 그 날 끝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반에 '봄이 오면'은 계속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하루의 겨울은 음악과 상관없이, 둘이 나누는 대화들이 늘어날수록, 말도 안되게 결혼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와버린 이후로도, 점점 추워지는 기분이었다. 유일한 BGM이 반어적으로 부각되어, 오히려 겨울인 지금을 더 확연하게 알려주고 있었던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이건 무슨 의미일까, 저건 어떤 함의일까, 하나하나 따지면서 볼 능력은 안되니, 그냥 있는 그대로, 두 남녀 사이에 하루 동안 일어날 수 있는 갖가지 경우의 수를 마치 동면의 양면 모두를 계속 뒤집으며 확인하는 마음으로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무척 재밌었고, 익숙하게 분명 알고있는 홍상수 스타일임에도 의외로 신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남는 마지막 의문 하나. 도대체 카메라 워킹은 왜 그런식일까. 이건 의도적이라도 이상하고, 우연이라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근데 우연은 아닌것이, 모든 영화에 항상 이런식으로 줌인을 잡아대는데, 이젠 어색할 정도로 순간에 몰입이 깨져버린다. 차라리 그냥 카메라를 고정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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