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동안 도라야끼 가게의 협소한 공간은 영화를 꽉 채우는 실질적인 무대가 된다.
이 좁은 공간에 묶여있는 남자와 이 좁은 공간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할머니의 이야기.
'햇님'이 뜨기 전 부터 시작한 팥 만들기는, 개점시간인 11시 즈음이 되어야 겨우 완성되고,
사람들은 업소용 팥맛과 전혀 다른 새로운 팥맛에 감탄한다.
그리고 소녀들을 향해, 남자를 향해, 자신이 꿈꿔보지 못한 많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팥을 향한 진심만큼, 진솔한 마음을 담아 말씀해 주시던 도쿠에 할머니의 한 마디 한 마디들이 가장 마음에 남는다.
방황하는 와카나까지도 따스하게 바라보는 시선으로
도쿠에 할머니의 포근함은 영화 전반을 아우르며 마음을 다독거려준다.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은 식상한 전개로 흘러가지만,
잔잔하고 담담하게 계절의 흐름을 세밀한 영상으로 표현해낸 것 만으로도
그 정도의 식상함은 포용하면서 볼 수 있었다.
도쿠에 할머니 때문에 자꾸 눈물이 흘렀지만, 그래도 모두에게 미소지을 수 있었던 이야기.
이런 따뜻한 이야기들이 자꾸자꾸 필요해지는 나이가 된 것 같다.
누가 나한테 더 많이 괜찮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