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이 기차는 어디로 향하는
기차입니까, 라고 묻고 싶은데
이 나라 말을 알지를 못합니다.
이 기차가
어질어질한 속도로 당신을 데려가
어디에 내려놓을지를 알고 싶은데
물음은 물컹 내 귀에 도로 닿습니다.
당신의 시간의 옆모습을 바라봐도 되겠다고
믿고 싶어서
발목은 춥지 않습니다.
지도 위에 손가락을 올려 묻고도 싶은 겁니다.
우리가 아프게 통과하고 있는 지금은 어디입니까.
우리의 막다른 증거는 쟁쟁합니까.
안녕, 이라는 이 나라 말만 알아서
그 말이 전부이기도 하여서
멀거니 내 아래에다 인사만 합니다.
기차 밖으로 번지는 유난한 어둠이
마음에 닿으려 합니다.
큰일입니다.
소홀한 마음이 자꾸 닿으려 합니다.
연아선수의 정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프리 프로그램을 보고나니
며칠전부터 계속 생각나던 이 시가 갑자기 읽고 싶어졌다.
피아졸라의 탱고음악을 틀어 놓고, 이 시를 읽는데 왜 주책맞게 자꾸 눈물이 날까..
몇달 남지 않은, 정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그 순간까지, 힘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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