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결론이 없는 사람.
늘 갈팡질팡하기에
인생의 결론 같은 것은 잘 내리지 못한다.
내게 꿈은 있어야 되는 것이기도 하고
어느 날엔 부질없는 것이기도 해서
여전히 종잡을 수가 없고
사랑도 돈도 일도 그러하다.
아침엔 정열을 불태우나
잠들기 전엔 공허감에 몸을 떨고
새해벽두엔 뭔가 열심히 계획을 세우다
이내 그해 그 시간 속에 빨려 들어가
원래대로의 생활에 익숙해져버리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이다.
보통의 존재. 이석원. P331-332
나는 또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으로 1년을 지냈다.
1년, 1년, 차곡차곡 쌓여 31년이 지나, 꽉 찬 32살.
어느 순간부터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무서움증이 생긴다. 한 번도 마흔의 나, 쉰의 나를 상상해 본적이 없는데, 그 곁으로 성큼성큼 다가가야만 할수록 내 존재의 가치에 두려움을 느낀다. 사랑도 돈도 일도 그러한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의 안달이 저 문장안에 다 들어 있다. 인생에 결론이 없는 사람. 결론을 내리기 힘든 지금.
그렇게 결론 없는 채로 살아가도 괜찮은 것일까, 아니면 무언가 결론을 내기 위해 나도 모르는 정도의 노력을 해야하는 것일까. 1년, 잘 지내 왔지만, 무수히 많은 시간들 앞에 그 1년은 한 토막의 과정에 불과한 시간들이었을 뿐이고, 내가 여지껏 쌓아온 31년의 시간들은 결국 결론이 없는 시간들의 연속이었을 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산다는 것, 참 어렵다.
잘 버텨온 1년도 또 축하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내가 싫어하는 11월의 추위는 꼭 몰아닥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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