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바옐 이름 앞에는 이런 수식어가 붙을 것이다.
영원하며 유일한 드 모토베르토, 아나토제 바옐.
그리고 나는 내 이름 앞에 이런 수식어가 붙길 바란다.
그의 하나뿐인 청중이었던, 고요 드 모르페.
지인의 추천으로 <얼음나무 숲>을 읽었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의 작가는 20대 중반.
문장 안에 담긴 깊이는 나이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았다. 이런게 판타지 소설이라면, 빠져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 만큼 나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알고보니 양산형 판타지 소설.. 이라는 로맨스 소설의 무분별한 19금 출판과 맞먹는 거지같은 세계가 있다네~ ㅡㅡ+)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를 생각나게 했던 두 사람.
바옐과 고요.
바옐은 고요를 시기하고, 고요는 바옐을 선망한다. 그리고, 같이 음악적으로 성장하며, 마음의 대화들을 서로 나눈다. 하지만 역시 나에게 마음 가는 사람은 고요. 모차르트가 될 수 없었던 살리에르의 질투가 아닌 무한한 음악적 동경으로 바옐을 바라봤던 고요의 모습. 바옐의 음악을 이해하고, 바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단 하나뿐의 청중이 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 고요의 조용한 열망이 꼭 이뤄지길 바라던 나였다.
후반부의 살인사건들과 얼음나무 숲에 감춰진 비밀들이, 각각의 문장들이, 쉼 없이 나를 괴롭히는 느낌으로 읽었다. 얼음나무 숲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의 숨막히던 긴장과 많은 이들을 향한 나의 안타까움들.. 그리고 그 소용돌이 안에서 버텨야만 했던 바옐과 고요.
이 한 권의 책은 소소하게 시작해서 웅장하게 절정을 이루고 조용하게 에필로그를 맞이하는 한 곡의 교향곡처럼 느껴졌다. 음악을 문장으로 이야기하는 표현력에 나는 공연장의 관객처럼 박수를 치고 싶었다.
이북으로 읽어 그저 아쉬웠다. 역시 이북은, 나의 집중도를 100으로 봤다면 최대치로 끌어올려봤자 80 정도밖에 안되는 느낌 ㅠㅠ 하지만 깡패같은 중고가를 지불할 능력이 나에게는 없으니.. 이북으로도 만족한다.
로크미디어 창고 가서 뒤져보면... 한 권 없으려나? @0@
(올해 안에 황금가지 출판사 재간 예정! 꺄욜~~)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