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나타샤로 부터 시작한다.
가이드 생활을 하며 근근히 돈을 벌어가고 있는 기훈은 어느날 나타샤에게 '돈이 될 만한' 한 가지 물건을 전해 받는다. 나타샤가 간직하고 있던 '사(死)의 찬미' 앨범.그리고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그녀의 증조모께서 남긴 유품 한 상자를 찾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오두막 집으로 간다. 그렇게 상자 안의 편지와 일기는 오랜기간 봉인되어 있던 신화와 같은 사랑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준다.
당대 최초이자 최고의 여가수 윤심덕.
근대연극의 개척자 김우진.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는 현해탄에서 끝나버린 둘의 사랑 이야기.
하지만 아무도 몰랐던 둘의 이별에 관한 이야기.
때로는 현실이 거짓 같기도 하다.
거짓일 것 같은 현실이 오히려 더 본질적 감동을 준다.
굳이 껴맞춰 그랬으면 어땠을까.. 라는 가설 따윈 필요치 않다.
사랑은 비극이 더 아름답다.
그냥 그런 비극은 그대로, 윤심덕과 김우진은 현해탄에 몸을 던졌고, 사체는 찾지 못했으며,
90년의 세월이 다되어 가도록 그녀가 남긴 '사의 찬미' 노래만이 여전히 구슬픈 감동을 준다고 기억했으면 좋겠다. 사랑은 영원할 수 없고, 언젠가는 사랑의 유효기간은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죽어버리면, 그 사랑은 영원히 박제되어 버린다. 그들의 사랑도 현해탄 그 바다에 그 모습 그대로 수장되어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렇기에 사랑은 비극이 더 아름답다.
죽어버리면, 죽음을 받아들이면, 사랑도 변하지 않으며, 영원하게 되어버린다.
그런 영원을 부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3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다시 만난 나타샤와 기훈의 시작할듯한 사랑 이야기가
난 더욱 궁금해 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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