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등장하는 그 저수지 같다.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는 그 곳.
가까이에서 보면 지저분한 부유물이 둥둥 떠 있지만, 멀리서 봤을 때는 하나의 풍경화 처럼 고요한 곳.
명확한 초점의 수면에 반해 희뿌옇게 되어 그 속을 알 수 없이 보이는 표지부터 그렇다.
그냥 이 글은 겉으로 드러나는 건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현의 내면에서 보인 사랑조차조 그를 구원해 주지는 못했다.
죄의식으로 점철된 그의 사고 안에서, 영재와의 사랑이 고민과 고통을 버려주진 못했으니 말이다.
<완득이>만 생각하면 절대 안되는 김려령의 문장들이 있다.
날도 덥고 습한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이며 선풍기며 틀어야 살겠는데,
이 문장들은 어떤 기계를 동원하더라도 식을수 없게끔, 머리마저도 끈적거리며 후덥지근하게 만들어 줬다.
역시 책장을 덮으며 아쉬운 것 한 가지는, 굳이 에필로그를 집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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