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작가의 초기작부터 뉴욕에서의 마지막 작품들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큰 전시였던것 같다.
환기미술관에 항상 가보고 싶지만 계속 못 가고 있는 관계로
대구에서 열린 생각보다 큰 규모의 김환기전을 정말 행복하게 볼 수 있었다.
솔직히 무수히 많은 점들이 무슨 의미인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잘 모른다.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왜 그 그림들이 비싸게 팔리는지 도통 몰랐고
그 가치의 판단은 지금도 여전히 내 몫이 아니다.
다만 그림을 보기 전과 보고 난 이후 달라진건
수많은 점의 그림들을 대하는 나의 시선과 태도.
의미를 알 수 없는 작품명의 그림들과
DUET 이라는 작품명을 가진 그림을 본 후,
나는 전과 다른 마음의 울림을 담아 그림을 곱씹어 보았다.
한참이고 그 자리에 서서 보고싶은 그림.
점 하나하나와 점이 채워지지 않은 부분들 모두
나에게 이전보다는 좀 더 다정하게 다가왔다.
단순한 점들의 차가운 집합이 아닌 마음을 담은 따뜻한 이야기로 말이다.
마크 로스코의 그림들은 가만히 바라보면 울고 싶어졌지만
김환기의 그림들은 가만히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짓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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