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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느님께서는 이곳 아이들의 삶을 한 올 한 올 짜실 것이다. 각기 다른 형태와 색깔로 짜깁기를 하시겠지만, 나의 삶이 이곳 아이들의 삶의 짜깁기에서 작지만 꼭 필요한 귀퉁이 한 부분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P.67 문득 많은 현대인들은 혹시 영적인 콜레라에 걸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의 물, 하느님의 진리와 사랑의 가치가 인간의 영혼에서 급성으로 빠져나가 영혼이 탈진된 위급한 상태 말이다. 탈진된 영혼에 링거액을 부어 줄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 세상은 건강한 영혼들이 많은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을텐데......
P.104 하느님께서 인간을 당신의 모습과 비슷하게 창조하셨다는데 인간의 육체 중에 하느님과 가장 비슷하게 닮은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의 눈이 아닐까 생각된다. 맑고 깨끗한 눈을 보면 그 사람이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그 투명함 때문에 투명함 너머에 계시는 하느님의 흔적까지도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맑고 투명해야 할 우리의 눈이 시기나 질투, 물욕, 욕정 등으로 인해 꽉 막ㄱ버려 그것이 장애가 되어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의 흔적을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또 하나의 죄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타인들을 위해서도 우리의 눈을 맑고 투명한 눈으로 가꾸려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P.126 우리의 삶도 하나의 여행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스팔트와 같은 평탄한 길도 있지만 때로는 요철이 많은 흙 길도 있다. 때론 산을 건너야 하고 때론 맨발로 강물도 건너야 하기에 쉽지 않은 여행이지만, 혼자만의 여행이 아니기에 어려울 때 서로의 지하고 넘어질 때 서로 일으켜 줄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기에, 더욱이 항상 함께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이 계시기에 즐거우 여행이 될 수 있지 않으라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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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나 탄자니아를 가면 길거리엣 "기브 비 비스킷!" 또는 "기브 미 머니!" 라고 외치며 먹을것이나 돈을 구걸하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아이들과는 달리 이곳 수단에선 "기브 미 어 펜!" 하며 연필이나 볼펜을 구걸하는 특이한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기특한 아이들이다. 이들이 구걸하고 있는 것을 단순하게 볼펜을 사기 위한 돈 '백 원'이 아니라 생각한다. 이들의 작은 외침은 배움의 권리에 대한 정당한 요구요, 배우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어떠한 이유에서건 교육의 충분한 여건을 마련해 주지 않는 것은 어른들의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작은 외침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쉽게도 짧았지만 두께에 비해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故 이태석 신부님의 남수단 톤즈 이야기. 이 이후 어떻게 됐을까.. 가 너무 궁금하지만.. 신부님의 눈과 손과 마음으로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더욱 더 궁금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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