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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공감능력은 동네 길고양이만도 못한 인간 (feat. 남의 편)

by 솔앙 2016. 9. 2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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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사소한 재채기에서 시작된 감기는 몸살과 오한으로 발전해서 결국 월요일 병원에 다녀왔다.

주사 2대를 맞고 약을 타와서 약먹고 자고 약먹고 자고.

어제도 너무 기운이 없어서 종일 빵쪼가리 먹고 과일이나 좀 먹고 약먹고 자고 그랬으니까..

퇴근하고 모임에 다녀온다는 남편한테 뭐 맛있는것 좀 사다달라고 했다.

내가 한 음식은 도대체 무슨 맛인지 모르겠어서 아이만 대충 저녁을 챙겨주고 나는 남편이 오길 기다렸다.

뭘 사오냐고 자꾸 묻길래 그냥 맛있는 거 아무거나 사다달라고 했다.


그리고 12시 다 된 시각에 남편이 사온건 아이스크림.

나는 분명히 배가 고프다고 했고, 감기에 걸려있고, 오한이 밀려와 계속 추운데.. 손에는 달랑 아이스크림.

그것도 얼그레이맛이랑 녹차맛이랑 골고루 사왔다고 자랑하는 그 얼굴을 보면서 진짜 주먹이 안 나간게 다행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서브웨이 같은건 문 닫았다 하더라도.. 진짜 하다못해 24시간하는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사다줬어도 이렇게 서럽진 않을텐데.


결국 나는 빈속에 약먹고 또 비몽사몽 끙끙 앓으면서 잠을 잤다.

지금도 몸은 계속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고 기운은 없고 약 먹으니 또 잠이 밀려온다.


진짜 임신했을 때 안 사다준 떡볶이랑 더불어 최악의 날로 길이길이 기억될 것 같다.


괜히 남의 편이란 말이 생긴게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내 편은 아무도 없는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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