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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ラブレタ- . 1995/2013

映画

by 솔앙 2014. 5. 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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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모습 그대로......

 

1995년 만들어진 영화 러브레터.

우리나라 정식개봉은 1999년.

그리고 2013년. 디지털 리마스터링 재개봉.

 

나는 이 영화를 1998년에 봤다. 예전에는 일본 음악도 TV와 라디오에서 나오지 않았고, 영화도 당연히 개봉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8년 이후 일본대중문화개방 정책에 따라 하나, 둘 씩 일본문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던 그 시점에, 난 이 영화를 해적판 CD를 통해 봤었다. 그 이후, 정식 개봉때도 극장에 가서 봤고, 비디오와 VCD, 지금은 DVD를 통해 이 영화를 몇번이고 돌려 봤었다.

그리고 2013년. 발렌타인 데이에 맞춰 재개봉한 영화를 또 다시 스크린으로 만나고 왔다.

 

 

 

이 영화는 첫사랑 이야기이다.

10년 전 중학교 동창이었던 두 명의 후지이 이츠키. 

그리고 그로부터 7년 후, 후지이 이츠키를 사랑했던 와타나베 히로코.

다시 3년이 흘러 바로 지금, 한 남자를 기억하는 한 여자와, 그 남자를 그리워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

10년간 나도 모르게 숨어있었던 첫사랑의 기억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끊임없이 죽음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시작부터 죽은 사람을 추모하고, 죽은 사람을 이야기 한다. 히로코는 여전히 죽은 사람을 보내지 못한 채로 사랑하며, 아키바는 죽은 사람을 기억하며 히로코를 사랑한다. 이츠키는 아버지의 죽음을 생각하며, 이츠키의 할아버지는 그 죽음을 간직한채 이제는 허물어져 가는 공간을 떠나지 못한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그 기억을 추억으로 곱씹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안녕을 고하기란 쉽지 않다.

 

 

 

お元気ですか.
私は元気です.

 

잘 지내냐는 이 한마디를 묻기 위해, 나는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 히로코는 3년간 안녕을 말하지 못한다. 그녀의 미련이 이제는 없어져 버렸을 주소로 편지를 보냈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으로 부터의 답장에 믿음을 갖는다. 그렇게 그녀는 여전히 그를 놓지 못한다.

 

 

やっぱりてれくさくて この手紙は出せません. 

 

쑥스럽게도 10년이 지나 알아버린 이 첫사랑의 기억을 담은 편지는 보내지 못하겠다는 이츠키의 마지막 말에, 기억의 한 자락 안에 봉인해 두었던 사랑이라고 불리기엔 아직 어린, 그래서 그 때는 알아차리지 못한, 그래서 추억이 될 수 밖에 없는, 누군가에겐 눈물로 남은 그가, 누군가에겐 부끄러운 미소로 남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볼 때마다 항상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는것 같다. 

 

10년간 전혀 몰랐던 첫사랑을 이제는 기억하게 된 이츠키. 

3년 전, 이미 세상을 떠난 남자를 여전히 사랑하는 히로코. 

그런 히로코에게 끊임없이 이제는 그를 놓아주라 말하는 남자 아키바.

도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쓰면서, 성과 이름까지 같은 그녀의 이름도 같이 새겨 놓은 중학생 이츠키.

이름과 성이 같아 한없이 불편하고 데면데면한 존재였던 그 아이가 떠난 후, 왜 화병을 던져버렸는지도 몰랐던 중3의 이츠키.

 

다른 시각들로 보는 영화 덕에 눈물이 나오는 타이밍도, 웃는 타이밍도 언제나 달라 볼수록 새로운 느낌의 이 영화.

 

하얀 설원이 펼쳐진 오타루에 언젠가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학창시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읽어보고 싶었으나, 전권이 11권이라서 좌절했던 기억.

고등학교 시절 처음 알게 된 일본영화와 이와이슌지의 감성에 대한 추억.

후지이 이츠키나 와타나베 히로코에게만 기억과 추억,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라,

나에게도 <러브레터>는 10대의 기억과 영화와 함께 어른이 되어 온 과정의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영화인 듯 싶다.

 

 

 

201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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