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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미노 모쿠즈를 순식간에 잃고, 신이던 오빠를 잃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달콤한 탄환을 쏘는 인간은 내 주위에 한 사람도 남지 않게 되었다. 모쿠즈는 사라지고 오빠는 글자 그대로 실탄을 쏘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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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젠 -.
이젠 아무도 사탕과자 탄환을 쏘지 않는다.
등 뒤에서 생수병을 던지거나 멍을 오염이라고 우기지 않는다.
어디든 같이 도망치자고 말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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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렇게 될지 모른다.
나는 폭력도, 상실도, 고통도 아무것도 없던 척을 하고 지내다가 어느 날 어른이 될 것이다. 친구의 죽음을 술집에서 젊은 날의 훈장처럼 연민의 정 따위 듬뿍 담아 떠들어대는 그런 썩어빠진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다. 가슴속에서는 도저히 정리되지 않는 사건을 도저히 어찌하지 못한 채로 어른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열세 살에 이곳에 있었고 주위에는 비슷한 어설픈 무기로 이상한 것을 뿅뿅 쏘면서 싸우고 있는 군인들이 그 밖에도 있었으며 살아남은 아이와 죽어버린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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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서는 때로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 사탕으로 만든 탄환(롤리팝)으로는 아이는 세계와 싸울 수 없다.
내 영혼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세 권의 책을 읽으며, 사쿠라바 가즈키라는 작가는
10대 중반, 어른이 되기 전 불완전한 과도기의 소녀들의 불안에 대해 심도있는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의 심리상태를 정말 끝내주게 묘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소재는 범상치 않고, 등장인물의 면면 또한 놀라움을 자아내지만,
나의 10대 시절을 돌아보게 만들고, 그때 생각만큼 제대로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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