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잘 즐겨보지 못한다. 일부러 안보는건 아니고, 그냥 만화의 긴 호흡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노다메 전권과 키스애장판, 베르사유의 장미 애장판, 김기혜님의 설, 은밀하고 위대하게 를 소장하고 있고, 한권씩 느리게 출간되는 닥터프로스트와 바닷마을 다이어리도 열심히 기다리며 차례차례 구입하고 있다.
허니와클로버는 재밌게 보고 팔아버렸지만, 언젠가는 다시 살까 생각중이고, 3월의 라이언은 완결되면 한꺼번에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
이 정도면 뭐, 아예 안보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긴 하네.
어쨌거나, 호흡이 긴 만화들만 보다가 단편모음이라는 이야기와 제목의 표제작이 궁금해서 만화책을 한 권 샀다.
총 6편의 단편이 7개의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고, 이야기들 모두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 삶과 죽음. 삶의 희망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단 둘. 어떤 관계던 두 사람들 만의 인연을 그린 참 따스한 책 한 권.
표제작인 <결혼식 전날>이 첫 챕터였는데, 처음부터 주책맞게 눈시울을 붉히며 봤다.
짧은 이야기였지만, 챕터가 끝날 때 쯤엔 정말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 어색하던 둘의 시간, 곳곳에 보이던 둘의 친밀함. 마지막에 반전처럼 등장한 둘의 관계가 그 어색한 시간들의 이유를 모두 말해주는 느낌이어서 더 슬펐다. 왜 둘의 밤이 그렇게 처연하던 분위기였는지, 알고나니 더 눈물이 났던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도, 조금은 슬프지만 쓸쓸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호흡이 짧게짧게 끊어지는 단편들이었지만, 한권으로 엮어 놓으니 각각의 이야기들이 나름 엇비슷한 주제로 한 권이 된 것 같았다.
한 권 뿐이 되지 않는지라, 보는데도 금방이지만, 마음속에 남는 느낌들은 결코 짧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게 다가온 단편들이었다.
단편 소설들도 참 좋지만, 이런 단편 만화도 그에 못지 않게 좋다는 걸 새로이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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