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40 ~ 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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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나와 다르다. 그래서 다르지 않지. 너는 그것을 축복으로 여겨야 한다. 어쭙잖게 이해하려 들지 마라. 네가 나를 비웃는 것은 뺨을 때리는 것과 같지만, 너의 어설픈 손 내밀기와 이해의 시도는 내 목을 조르는 것과 같다. 내버려둘 수 없을 바엔 돌을 던지는 게 낫다. 너는 나를 이해할 수 없을 테지. 너는 그렇게 태어난 종족이다. 너는 다르지 않으니까.
남궁의 마음은 아버지를 이해해야 할지 경멸해야 할지 우왕좌왕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었고 무언가 말을 하기도 전에 아버지는 그대로 등을 돌렸다. 아버지는 말했다.
- 내가 아들 하나는 잘 키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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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취향을 어떻게 존중해야 할지, 책을 읽는 내내 참 힘들었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젊음이 한껏 묻어나오는 문체에 음.. 했다. 어려서 그렇고 그런의 의미가 아니다. 충분히 젊은걸 아는데, 나 신선해요, 젊어요, 를 힘껏 내보이고 싶어 하는 듯이 보였다. 마냥 가볍지만은 않고 무수한 생각거리를 던져주었으나, 내가 그걸 덥석 받아들일 만큼의 깜냥이 안되는 것일수도 있다. 혹자에게는 실험적, 도전적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느껴지는 건 조금의 과시였다.
모두가 말하던 카타르시스를.. 어느 순간 느껴야 하는지도 참 갸웃했다. 인터넷에 동영상이 떠서 MR. 버틀러가 대선에서 미끌어졌을 때? 곽이 MR. 버틀러를 보던 그 순간? 아니면 한이 예쁘고 못되 쳐먹은 홍을 두고 나왔을 때?
그래서 난 저 문장을 꼭 기록하여 남기기로 했다.
어설픈 손 내밀기와 이해의 시도는 내 목을 조르는 것과 같다.
그래, 그런 취향은 그런대로 놔두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다. 나는 어설프게 타인의 목을 조를 용기가 없으니 말이다.
책과는 별개로..
애묘인들의 독특한 세계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소위 멘탈붕괴에 빠진 내가 보인다.
이 안에 나오는 내용들이, 작가 혼자만의 상상력 치고는 참으로 디테일하게 대중적인 설명이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작가의 상상력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우연히 <고양이 집사> 라는 단어를 검색해보고 말 그대로 나는 아연실색의 지경에 이르렀다.
이해의 시도 따위는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들이 고양이의 하인으로 살던, 집사로 살던... 취향을 존중해 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들이 모두 MR.버틀러나 홍과는 다를테니, 존중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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