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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JAN - JUN.

映画

by 솔앙 2023. 11. 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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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01. 영웅.

코로나 시국에 볼 영화가 없어서 명맥이 끊겼던 우리 가족 새해 첫 날 영화보기. 난 이미 봤었지만 두 남자가 본다고 해서 또 봄.

 

- 20230104. 20230125. 더 퍼스트 슬램덩크.

左手はそえるだけ!

두 번 보세요. 세 번 봐도 돼요. 
송태섭 때문에 이렇게 울 줄이야. 근데 정대만 왜 이렇게 잘 생겼어? 내 어릴적 원픽은 역시 서태웅이었는데 정대만은 단발머리만 생각났는데!!! 작화 스토리 뭐 하나 빠지는게 없어! 진짜 최고다 ㅠㅠ

 

- 20230208. 성스러운 거미.

가장 소름 돋았던건 그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실체를 안 후의 부인과 아들의 태도 변화. 처음에는 분명 범죄라 인식하던 일이 다른 사람들의 호응과 지지를 얻자 점점 그 일은 마땅히 해야했었던 일로 변모한다. 살인마 변태 사이코에 지나지 않는데. 모두 처음 보는 배우들의 감정변화 연기가 생생하고 메세지가 강렬해서 왜 좋은 영화라고 하는지 알겠다.

 

- 20230208. 안녕 소중한 사람.

내가 사랑하는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의 유작이다. 갑자기 떠난 그를 아직 보내지 못했는데 영화 안에서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는 역할을 한다. 까미유는 죽음을 앞둔 엘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미련의 끈을 잡고 있다 결국 그녀가 원하는 대로 놓아준다. 사랑해서.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마음이라도. 사랑하니까. 사실 이 영화는 엘렌의 영화이다. 하지만 계속 까미유의 시선으로 영화를 볼 수 밖에 없었던건 이제 스크린 속에 그 얼굴을 영원히 볼 수 없으니까. 이렇게라도 내가 가진 미련을 잡고 싶었다. 안녕, 내가 사랑했던 멋진 배우, 가스파르 울리엘. RIP.

 

- 20230210. 타이타닉.

25년만에 3D 리마스터링 재개봉 한 타이타닉.
고등학교 1학년 올라가던 겨울. 애관극장 1층 뒷쪽자리에서 W양이랑 울면서 봤던게 엊그제 같은데 오늘은 청소년이랑 손잡고 봤음. 한 10년쯤 전에 재개봉 했을 때도 봤었는데 다시 봐도 역시 잘 만들었고 좋은 영화였다. 레오 오라버니 이 때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연기력만 남았지만 그래도 사랑해. 지금 다시 보니 케이트 윈슬렛은 귀족 아가씨 그 자체였네. 
오랜만에 3D 영화 봤더니 눈이 피로해. 굳이 3D까지도 필요 없고 그냥 4K 리마스터링만 했어도 충분했을텐데.

 

- 20230217. 애프터 썬.

앞과 뒤가 없어 ‘아마도‘ 로 점철된 그들의 이야기. 아마도 아빠와의 마지막 여행. 아마도 다시는 볼 수 없었던 아빠와의 추억. 아마도 이젠 아빠의 나이가 된 소피의 기억. 내 기억의 편린과 아빠가 남긴 비디오 테이프로 조각조각 연결해 보던 내 나이의 아빠가 가졌던 불안과 우울. 그렇게 아마도 잊을 수 없는 사랑의 기억.

 

- 20230224. 타르.

케이트 블란쳇 1인극에 가까운 영화. 그녀의 아우라는 그 어떤 것으로도 가릴 수 없었다. 음악은 부수적인 것들일 뿐. 가장 화려한 곳에서 시작했지만 시퀀스가 진행될수록 침잠하며 결국은 이름 없는 곳에서의 마지막. 이름도 의미심장해. tar는 아스팔트 찌꺼기잖아. 검고 찐득찐득한.

 

- 20230224. 바빌론.

아카데미 덕에 아직 극장에 걸려있어서 다행히 볼 수 있었지.
영화를 사랑하는 까와 빠가 한몸이면 이런 작품 만드는 거구나.

 

- 20230225.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

괜찮은 페이즈 5의 시작. 근데 계속 어두워서 보기 힘들었음.

 

- 20230301. 서치2.

재밌었지만 1편에 비해서는 여러가지 화면을 다양하게 활용하지는 못한것 같아 조금 아쉬움. 그래도 러닝타임 내내 빠른 진행과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보는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은 여전하다. 역시 시리가 최고!

 

- 20230302. 더 웨일.

죽음이 다가옴을 미리 예감하게 된 일주일동안 나는 누군가를 향해 항상 잘하고 있다고 이토록 완벽할 수 없다고 내가 이루지 못한 것들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그렇게 남은 시간들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브랜든 프레이저는 그냥 이 영화에 대한 모든 자격이 있어 보였다.

 

- 20230305. 스즈메의 문단속.

이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언어의 정원> 같은건 안 만들까? 스즈메가 지워버린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의 기억. 갑자기 찾아온 소타와 처음 만나는 신비로운 존재들과 함께, 그 날 스즈메가 열었던 문 너머의 어딘가를 향한 여행을 시작한다. 여전히 아름다운 작화에 현실과 판타지를 섞어 재난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며 재난을 이겨내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이야기하지만 <너의 이름은> 부터 자꾸만 이야기하는 방대한 세계관이 넓어지기만 할 뿐 깊어지진 않아서 아쉬움이 크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언어의 정원> 처럼 작은 인간관계 속에서 오는 울림의 서사도 보고 싶은데. 이젠 그런 영화는 안 만들것 같아 슬프다.

 

- 20230310. 6번 칸.

영화는 너무 좋았는데, 지금의 러시아와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 다시 만났을지 아닌지, 그렇다면 이건 사랑인지 우정인지, 결국은 눈에 파묻혀 보지 못한 암각화처럼 명확했던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긴 여정을 함께 하고 세상의 겉을 맴돌던 두 사람이 다름의 불편함에서 같음의 편안함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은 그래서 더 조용히 미소지으며 볼 수 밖에 없었나보다. 그렇게 영화는 좋았지만 비록 핀란드 원작의 핀란드 독일 러시아 합작 영화지만 러시아 배경의 영화는 웬만하면 보고싶지가 않아.

 

- 20230316. 이니셰린의 벤시.

이유없는 전쟁은 언제 어디서든 치열하게 일어난다. 각각의 전투는 엄청난 비극이지만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들에겐 단지 시끄러울 일들일 뿐. 나는 아일랜드 섬나라 삼시세끼인줄 알고 봤는데. ‘쓰리빌보드’ 감독이 그런걸 만들리가. 근데 베리 키오건의 존재감은 항상 엄청나다. 진짜 대단한 배우야.

 

- 20230322. 소울메이트.

원작을 보지 못해서 원작과 비교는 어렵지만 두 배우의 매력만으로도 영화가 가득찬다. 약간 감성이 어긋나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두 배우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으로도 충분하다.

 

- 20230322. 파벨만스.

진짜 재밌다. 다른 무슨 말이 더 필요있을까. 영화란건 이렇게 interesting 한데.
마지막 컷의 그 유머는 내가 기억하는 수많은 영화 장면들 중에서 가장 위트있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 20230408. 에어.

담을 것만 정확하게 딱 담은 재밌는 영화. 리바운드는 롱런할것 같아서 에어 먼저.

 

- 20230417. 존 윅 4.

좋은 시리즈의 끝이었고, 빌 스카스가드 만세. 근데 또 끝이 아닐 수도 있다고?

 

- 20230419. 렌필드.

오로지 니콜라스 홀트 때문에 봤어! 몇 백년간 드라큘라에게 가스라이팅 당한 불쌍한 렌필드의 자아찾기!! 생각보다 더 병맛이었고 19금에 어울리는 피칠갑이었음. 저항없이 터져서 자존심 상해 ㅋㅋㅋㅋ

 

- 20230510.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4D로 본건 탁월한 선택!! 너무 재밌는 90분이었다. 10살 때 처음 만져본 닌텐도를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컨텐츠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근데 확실히 세계관을 알아야 더 재밌는것 같다. 내 옆에 커플이 앉았는데 남자애는 나랑 웃는 포인트가 똑같았지만 여자애는 쿠키영상 보더니 이상한 소리 하더라.

 

- 20230510.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춤추며 시작한 시리즈는 춤추며 끝났다. 정말 눈물나는 휴먼 가족 영화. 마블의 종식이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 계속 든다. 스타로드는 돌아오겠지만 우주의 가디언즈는 안 올거잖아 ㅜㅜ

 

- 20230517. 슬픔의 삼각형.

깐느 박이 못 탄 황금종려상을 왜 이 영화가 가져갔나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어. 감독이 말하고자하는 메세지는 명확한데 전혀 구질구질하지 않고 산뜻하게 가끔은 실소가 터져나오게끔 2시간 반 가량의 러닝타임을 꽉 채워 이야기를 던져준다.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재밌게 특히 주변 사람들과 같은 포인트에서 빵빵 터지며 즐겁게 봤다!

 

- 20230524. 남은 인생 10년.

예고 나올 때부터 사카구치 켄타로 보려고 한건데 생각외로 영화가 너무 좋아서 내내 울면서 봄. 마음 속에 많이 남는 영화가 될 것 같다. 진짜 힘든 사람은 그 이야기를 입밖에 쉽게 내지 않는다. 참을만큼 참은 후에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버티지 못해는 순간이 오면 그렇게 터져 나온다. 그래서 마츠리의 눈물이 더 슬펐다. 엔딩에 나오는 redwimps 노래가 슬퍼서 그쳐가던 눈물이 다시 나옴 ㅠㅠ

 

- 20230526. 클로즈.

개봉한지 한참 됐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상영하고 있었다. 보고 싶었는데 계속 시간이 안 맞았어. 요즘 영화볼 때 내용은 거의 모르는 채로 가서 보는데 이 영화는 LGBT 영화라는 정보를 가지고 보긴 했지만 정확하게 퀴어 영화라기 보다는 그냥 소년이 인생의 여러 순간에 중요한 일들과 사람들을 만나 인간으로 성장해 나아가는 슬픈 이야기 정도. 예상치 못하게 슬퍼서, 오늘은 휴지도 손수건도 아무것도 없어서 힘들었고. 나는 그 시절을 지나온 어른의 입장으로서 때로는 아이의 시선으로 때로는 내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시선으로 레오와 레미를 보았다. 혼란과 슬픔과 그 모든 것의 극복과 터트리지 못하고 혼자만 간직했던 그 이야기들을 하기 까지의 용기를 다잡아가며 지내온 레오의 계절을 넘어선 시간들까지 보듬어주고 싶었다. 결국은 레오를 안아준 레미의 엄마처럼. 오늘도 찬란과 소지섭씨 덕분에 좋은 영화를 이렇게 본다!

 

- 20230607. 이윽고 바다에 닿다.

이제는 돌아오지 못하는, 사랑했던 사람을, 되짚어 기억하며, 또 다른 사랑을 깨닫는 이야기. 하마베 미나미 너무 좋아하는데 그녀 스타일의 연기 여전히 좋고 키시이 유키노의 도망치지 않고 직시하는 연기 스타일도 좋았다.

 

- 20230614. 너의 눈을 들여다 보면.

키시이 유키노 영화를 2주 연속 봄. 정말 매력적인 배우.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케이코와는 다르게 세상은 온갖 시끄러운 소리들로 가득차 있다. 입을 보지 않으면 말을 읽을 수 없는 케이코에게 코로나와 마스크도 답답함을 얹어주고, 그녀를 프로 복서로 만들어준 체육관 마저 존폐의 기로에 놓이며, 매일 배운 권투 기술을 빽빽하게 적어 내려가는 연습 일지의 낱장에 체육관을 그만 두어야하겠다는 결심이 담긴 편지를 적어보기도 한다. 그래도 이 느린 흐름의 영화의 끝에서 끊이지 않고 울려퍼지는 줄넘기 소리는 케이코가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모든 마음의 혼란함을 잠재우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그녀의 원동력을 잃지 않았다는 걸 넌지시 알려준다.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혼자만의 고요함을 가지고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그녀를 응원하고 싶다.

 

- 20230621. 말없는 소녀.

진짜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본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다른 가족의 형태는 언제나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니까. 개봉했을 때부터 무척이나 보고 싶었는데 계속 시간이 안 맞아서 못 보다가 개봉 20여일이 지나서 겨우 봤다. 역시 기대만큼 좋았지.

 

- 20230621. 엘리멘탈.

영화 다 보고, 흥행은 잘 안 되겠다는 생각. 물과 불의 특징들을 서로다른 인종으로 치환시켜 이민자들의 삶을 투영하는 모습과 상대를 향한 무례인지도 모르고 행동하며 그런 무심함에 무지성으로 차별당하는 일상의 면면들을 세심하고 부드럽게 잘 이야기해준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부류도 있을테고 그들이 행하는 무심한 무례처럼 전혀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있을테니 메세지의 좋고 나쁨과는 전혀 별개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볼지는 정말 미지수. 근데 누가 웨이드보고 고경표 닮았다고 그랬냐. 보는 내내 자꾸 생각남!!!

 

- 20230628. 애스터로이드 시티.

원래도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감독이 더 이상한 이야기로 또 이상하게 왔다. 여전히 자로 잰듯한 구도의 배경과 그것들을 극대화시키는 카메라워크와 환상적인 색감과 얼굴을 아는 많은 배우들의 조화는 웨스 앤더스표 미장센을 극대화 시키며 볼거리를 많이 주었지만, 내가 좋아했던 전작들에 비해 스토리는 약간 미묘했다. SF의 탈을 쓴 연극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혼재하며 이곳과 저곳을 오가는 시퀀스들의 단락들은 좀 지루했어.

 

- 20230628. 플래시.

마블에 스파이더맨이 있다면 DC에는 플래시가 있다. 내 최애란 말이지.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이 영화를 엄청 고대했었는데 이렇게 재밌는 영화가 주연배우의 병크 덕에 묻힐뻔 했다니 화가 난다. 내용의 중간중간,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보고 좋았었나란 의심이 좀 들긴 하지만 시나리오 작업을 되게 예전부터 했단 얘기를 들어서 설마 싶기는 하다. 진짜 에즈라 밀러 연기 너무 미쳤는데 실생활도 미쳐있어서 정말 보는 내가 미치겠다. 제임스 건이 DC로 가서 모든 시리즈를 리부트할 작정이라 플래시는 여기서 끝일지도 모르지만 만들어 주려면 이렇게 제대로 좀 잘 만들어줬음 좋겠다. Come on barbie, let’s go p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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