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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JUL - DEC.

映画

by 솔앙 2022. 12. 18.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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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03. 탑건 : 매버릭.

톰 크루즈라서 36년의 세월을 기다린 보람이 있는 영화.
4D로 봐서 더 신나게 그들의 비행을 같이 즐길 수 있었다.
왜 칸 영화제 최고의 영화였는지 바로 알겠네.

 

- 20220704. 컴온 컴온.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라지만 어른은 저절로 어른이 되지 않는다.어른들도 때로는 위로가 필요하고 나의 감정을 어루만져주고 내가 할 말을 들어주는 상대방이 필요하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우리는 서로 잘 모르니까 많은 대화들이 그래서 중요하다. 어색한 조카와 삼촌은 그렇게 진짜 가족이 된다. 아이들의 인터뷰 영상을 모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도 큰 의미가 있을것 같단 생각을 했다.

 

- 20220707. 실종.

반전의 귀퉁이를 잘 꿰매서 영화를 만들었다. 엔딩의 탁구공 소리의 규칙적인 울림과 카에데의 표정에서 각자가 찾으려고 했던 답은 결국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 채 가장 어린 카에데만 찾아낸것 같았다. 슬프게도.

 

= 20220707. 헤어질 결심. 2회차.

첫번째 볼 때보다 시간이 더 잘 가서 아쉬울 정도. 이전보다는 중간중간 좀 더 웃었고 서래가 사자머리 해변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울었다.
박해일 배우의 너무 완벽한 연기가 더 잘 보였고 탕웨이 배우가 이야기하는 서래의 감정이 더 선명하게 오롯이 전달되었다.
시간이 된다면 한 번 더 보고 싶다. 열번을 봐도 모자를것 같다.
많이 여러번 봐줘요. 너무 좋은 영화에요 ㅠㅠ

 

- 20220712. 복수는 나의 것. @ Watcha.

내용도 다 알고 결말도 다 알고 있었지만 영화는 보지 않았었다. 날것의 잔인함이 싫었고 그걸 보면서 버텨야하는 상황이 싫어서. 그리고 박찬욱 감독도 이제는 이순의 나이가 다 되었으니 유혈이 낭자한 영화 다시는 못 만들겠지 싶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그는 언제든 JSA나 이번에 나온 헤어질결심이 아니라 20년 전 그대로 복수는 나의것이나 올드보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감독이라는게 불현듯 상기된다. 그래도 이번처럼 조금은 세상과 타협해줘요. 얼마나 즐겁고 좋아 ㅠㅠ

 

- 20220715. 토르 : 러브 앤 썬더.

어쩌다가 혼자 본 마블 영화. 혼자 보길 잘 했네.
그래도 범죄도시 보다는 조금 더 내 취향.
마블은 정말 감독이 뭘 만들던 터치를 안 하는 모양이구나!
타이카 와이티티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어.

 

- 20220717. 헤어질 결심. 3회차.

서면 CGV LCK관 사운드가 좋아서 대사가 더 잘 들림!

볼 때마다 더 슬퍼지네. 나는 슬픔이 잉크처럼 퍼지는 사람인가봐.
你说爱我的瞬间, 你的爱就结束了.
你的爱结束的瞬间, 我的爱开始了.

 

 

- 20220803. 미니언즈.

그루의 프리퀄이면 그냥 슈퍼배드로 나왔어야 한다. 미니언즈 타이틀을 여기에 써먹다니.

밥, 스튜어트, 캐빈은 너무 귀여웠어. 오토도 물론. 하지만 그게 끝.

 

- 20220806. 한산 : 용의 출현.

와… 거북선때문에 멀미났음. 4D효과는 돈 안 아까울만큼 엄청나다.
정말 김한민 감독님 대단하다. 명량은 8년동안 변하지 않는 우리나라 관객수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순신이란 키워드는 그만큼 성공을 보장한다. 명량을 나도 극장에서 보긴 봤지만 너무 별로였고 신드롬이 일어날만큼 대단한 영화였나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그래서 한산도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명량만 답습한다면 기본 관객수는 보장될테니. 헌데 개봉 후에 들려오는 소문이 생각보다 좋긴했지만 그래도 반신반의하며 봤는데 감독이 무슨 생각을 한건지 한산도 바다에 얼음을 한주먹 던져서 명량 때 끓어올라 넘치던 에너지를 모두 식히고 담담하게 영화를 만들었다. 이순신이라는 서늘한 전략가의 면모가 더 잘 보여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근데 명량에 이어서.. 굳이.. 대사.. 꼭 일본어로 했어야 했을까. 집중이 안 될만큼 심각했는걸 ㅠㅠ
‘殿様’의 ‘との’는 굳이 해석 안 한 이유가 있을까?
노량은 벌써 촬영 다 해 놨다는데
걱정과 더불어 또다른 기대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 20220808. 임파서블 러브.

역시 프랑스 영화는 영화계 막장의 원조란 생각을 다시금 상기시켜줌. 원작이 있긴 하지만 원작이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니 쓰레기는 어느 나라나 똑같구나 싶고. 두 모녀의 긴 이야기가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동안 서사를 쌓아간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엄마와 딸의 유기적 존재가 아닌 여자 대 여자로서의 자아를 결국은 서로가 이해하며 손을 맞잡는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때로는 단순하지만 때때로는 복잡미묘하다. 그 간극을 세세한 감정의 파고들로 공감가게 묘사해준 지점들 덕에 긴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제비같은 나쁜새끼는 사랑하면 안 돼.

 

- 20220808. 베르히만 아일랜드.

감독들의 감독인 잉마르 베르히만의 고향인 스웨덴의 포뢰섬에서 크리스는 자신이 생각했던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완성하여, 두 연인의 마지막 사흘의 기록을 자신만의 영화로 만들어낸다. 액자식 구성으로 영화 안에 또다른 영화가 마치 같은 선상에 있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인 것처럼 스며든다. 영화 속 영화 안으로 한 걸음 들어가는 때와 빠져나오는 경계가 명확하지만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다. 베르히만 감독은 이름만 알고 영화는 잘 모르지만 - 제목들만 봐도 철학과 예술이 넘친다. - 섬의 자연 속 모습들에서 어떤 영감을 얻었을지가 더 궁금해진다. 역시 예술과 생활은 양립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포뢰는 김태용 감독이랑 탕웨이 배우가 결혼식 올린 곳이란건 알았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베르히만 때문이었구나란걸 이제서야 알았다. 찬란과 소지섭배우 덕에 또 좋은 영화를 편하게 극장에서 봤다.

 

- 20220808. 썸머 필름을 타고.

이 영화의 장르를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 SF 무협 청춘 판타지 로맨스?!
말도 안 되는 설정같지만 자연스럽게 미래에서 온 린타로를 받아들이며 하다시와 친구들은 ‘무사의 청춘’을 완성해나간다. 하다시 역할을 맡은 이토 마리카 배우, 청량한 여름 그 자체의 느낌으로 나온다. 영화에 가장 잘 어울렸어. 기, 승, 전 까지는 재기발랄한 설정으로 뻔하지 않게 - 10대의 사무라이는 뻔할 수가 없겠지 아무래도. 자토이치를 아는 10대가 있을까…? - 제목 그대로 여름과 청춘 한복판에서 열정을 그리며 그대로 마지막까지 나아가면 좋았을 텐데 갑자기 학원 로맨스물처럼 과장된 여느 일본 영화들 특유의 소란스러운 과함을 답습하며 끝나버린다. 깨알같이 재기발랄한 연출들을 보면서느낌 좋게 러닝타임을 지나온게 다 아까울 정도로 말이다.

 

- 20220810. 비상선언.

청소년이 보고싶다고 그래서 봤다.
그렇게까지 욕 먹을 영화는 아니긴 한데 아무리 논란이 많고 잡음이 많아도 만들었으면 됐을 일이라는 모 평론가의 말이 떠올랐다. 기승전 지점까지 많은 등장인물들을 아우르며 이야기를 잘 끌어간다. 원래 테러란 그런거니까, 이유따위 찾을 시간 없이 긴박하게. 하지만 결말에 이르러야 하는 시점에서 비행기가 회항하듯 이야기도 다시 유턴해버린다. 유턴해서 목적지까지 일직선으로 곧게 쭉 왔다면 그나마 괜찮았을걸 지그재그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렇게 갈까 저렇게 갈까, 이야기의 고민이 영화 안에 고스란히 펼쳐져있는 채로 어차피 정해져 있는 결말을 맞는다. 정말 딱 그 말이 맞다. 잘 만들었으면 될 일 이었다.

 

- 20220815. 헌트.

이정재 감독님 하고 싶은거 다 해요!
이번 여름 텐트폴 중 최고의 영화.
1980년부터 1983년까지 있었던 실제 역사적 사건들을 모티브로 두 남자의 목적이 한 곳에 모이는 지점까지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내달리듯 펼쳐진다. 면면을 보면 보통의 스파이 영화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이정재, 정우성이라는 두 남자 각각의 매력과 더불어, 박평호와 김정도의 대립 과정과 각자의 목적과 그 결과들을 보면 군더더기 없이 내달리는 사건에 관객들도 같이 집중하게 만들어준다. 정말 이유없는 시퀀스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될만큼 결말에 다가가는 속도감이 엄청났고 캐릭터들의 서사도 어렵지 않게 납득이 됐다. 영화 한 편이 이렇게 꽉 차 있을 줄은 보기 전엔 믿지 못했지.

 

- 20220816. 완벽한 타인. @ Watcha.

일곱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영화. 나는 이렇게 휴대폰 올려놔도 아무 일도 안 생길텐데.
부부라 할지라도 각자가 가진 삶의 영역은 대부분 서로 알지 못하는 완벽한 타인인 채로 살아간다. 반지가 돌고 그 전과 그 후, 어디가 진짜인지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영화는 끝나버린다. 영화는 대부분 웃음을 자아내지만 끝까지 보고나니 역시 씁쓸함이 몰려왔다. 지키고 싶은 비밀이 많을수록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진심을 감춘 위선이 되는구나 싶어서.

 

 

- 20220817. 놉.

요상한 오프닝 시퀀스가 한 개도 아니고
두 개일 때 알아봤어야해.
아후 기빨려.
많은걸 생각하며 봤는데
다 보고나니 말 할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아.

 

- 20220820.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Wavve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드라마를 계속 끊어서 봤다. 이런 드라마가 시즌제로 나와야하는데!

김남길 배우 정말 연기 잘 한다. 눈빛의 변화가 고스란히 느껴져.

 

* 극장에 가지 않은 9월의 기록

1. 표류단지 @ netflix
작화 좋고 소재의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부족해서 중반 이후 많은 설득력이 떨어짐. 그저 아쉬움.

2. 블론드 @ netflix
넷플릭스 오픈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가 드디어 공개. 왜 그랬는지 너무 잘 알겠다. 그냥 영화가 쓰레기야. 이런 거지같은 스토리랑 연출로 이 긴 러닝타임을 도대체 어떻게 채운거야. 초반에 보다가 결국 1.5배속으로 봄. 진짜 마릴린 먼로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녀의 인기만을 탐해 돈벌이로 삼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통받는구나.

3. 3096일 @ watcha
나타샤 캄푸쉬의 실화 영화라고 하는데 영화들의 이미지만으로도 고통스럽다. 소재가 소재이니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한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더 끔찍했음. 영화의 만듦새는 충격적인 소재에 비해 허술했지만 비극의 상황들을 절망적으로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고 본다.

4. 바르샤바 @ watcha

전쟁 가운데 작을 수도 엄청난 일일 수도 있는 바르샤바 봉기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폴란드 사람들의 처절한 그 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 전체적으로 다 좋았는데 부분부분 그 연출은 왜…?? 뭔가 여기저기서 본거 다 넣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이 감독의 최신작 보기 전에 본건데 옛날 영화니까 그러려니 하려고 함.

 

-20221010. 너를 닮은 사람. @ Netflix.

방송할 때 고현정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보고 싶었는데 잊고 있다가 넷플릭스에 있길래 정주행 완료. 너무 연기 잘하고 캐릭터 해석도 탁월하고. 언니 평생 연기 해줬으면 좋겠다. 신현빈 배우는 이게 아마 슬의생 끝나고 바로였던것 같은데 상반된 캐릭터로 같은 인물 맞나 싶게 나와서 새로웠다. 초반에 조금 과장된 표정이 거슬렸을뿐. 드라마 다 재밌게 잘 보긴 했는데 우재가 다시 아일랜드 가기 전과 후의 바뀐 상황을 당연히 대비되게 그려야한다는 건 알지만 그 집착의 모습이 반복에 그쳐 캐릭터가 소모된다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두 여자 사이에서 엄청난 균형을 보이던 모습에서 추가 조금씩 기울수록 매력도 기울어졌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우울하고 감정의 소모가 큰 드라마라 흥행이 잘 안 된건 알겠는데 그래도 조용히 묻힐 드라마는 아니었던것 같아 아쉽다. 원작은 짧은 단편이었는데 거기서 이런 이야기를 뽑아낸 작가에게 리스펙트.

 

- 20221015. 암수살인. @ Netflix.

개봉했을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너무 무서워서 못 보고 큰 용기를 내서 봤음. 나는 오히려 현실에 전혀 없을 판타지 같은 ’킬빌‘ 같은건 유혈이 낭자해도 잘 보고 이런 실화 모티브의 현실 이야기는 마음이 힘들고 무서워서 잘 안 보려고 함. 두 남자의 심리전이 좀 더 팽팽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 사건을 밝혀내려는 형사의 간절함만은 고스란히 전해졌다. 범인이 교도소에서 자살했다는 자막까지, 마음의 구석구석을 도통 모르겠는 범인의 이야기는 결국 미완결로 끝나버린 걸지도. 부산에 살아도 사투리 잘 모르는 1인이지만, 주지훈 배우의 사투리는 내가 들어도 뭔가 이상하고, 영도가 아닌데 자꾸 영도라고 나오는 동네는 충무동 바다쪽을 바라보고 있는 남부민동 방향이라 아주 거슬렸음.

 

- 20221016.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괜찮은 스토리에 획기적인 연출. 멀티버스 무협 가족영화.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상황에 계속 웃다가 결국 중요한 무기는 모든 것에 kind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는 큰 깨달음이 밀려온다.

지금의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진실된 실천으로.
근데 왜 하필 베이글이지?
 

 

- 20221019. 그 남자, 좋은 간호사.

전혀 사전정보 없이‘에디 레드메인’과 ‘제시카 차스테인’이라서 봤다.
보다보니 몇 년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원작 책도 있었구나. 역시 ‘에드 레드메인’의 연기는 그 눈빛을 따라갈 배우가 없을 것 같다. 특히 결말부분 에이미와 찰리의 대면씬에서 보여주는 심경의 변화는 미묘하게 변해가는 눈빛과 손짓들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인지 느껴진다. 장르는 스릴러지만 엄청난 사건이 나열되어 보여지기 보다는 사건의 면면을 분석하며 실체를 알아가는 에이미가 모든 것을 부정하는 찰리를 향해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는 마지막까지 조용히 사건의 전말을 알려준다. 그 모든것의 이유는 결국 풀리지 않았지만. 다음주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겠지만 역시 ‘에드 레드메인’의 연기는 스크린으로 봐야한다. 감정의 진폭이 담긴 주름 하나까지 자세히 보고싶으니까.

 

- 20221019. 성덕.

살면서 실체에 가닿지 못하는 누구를 향해 이렇게 애정을 퍼부어본적이 없어서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들이 과거를 부정하며 후회하고 죄책감을 느낄만큼 열정을 쏟았던 대상에 대한 배신감은 절절하게 알겠다. 소위 ‘덕질’을 하던 사람들은 잘못된게 없었고 그들이 사랑을 보냈던 과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단지 그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 그 소중한 가치를 알지 못한 채 방탕하게 삶을 누렸던 것 뿐이다. 뭐 자기 삶을 그렇게 소진한다는데 다른 사람이 책임져줄 필요는 없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애장과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을 향해 쏟았던 무형과 유형의 수많은 것들이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 뿐. 덕후들은 죄가 없다. 개봉할 때부터 보고 싶었었는데 그래도 극장에 오래 걸려있어서 다행이다. 잘 봤다.

 

- 20221028. 자백.

옛날엔 소지섭배우가 연기를 잘한다 생각해본적이 별로 없는데 감정의 진폭이 큰 이번 영화의 연기는 꽤 괜찮았다. 조금 예상이 가는 후반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계속 반전의 변주를 주려고 노력한 스토리는 좋았다. 아이돌이었던 나나 배우는 이제 완전 배우의 얼굴이야. 너무 좋아.
이제 ‘인비저블 게스트’를 봐야겠어.

 

- 20221112. 데시벨.

무대인사 때문에 간 건 아니고 개봉일 아직 안 됐는데 볼 수 있어서 갔음.
좋았던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가장 아쉬운건 차라리 이종석 배우 역할을 ‘1987’의 강동원 배우처럼 출연 자체를 꽁꽁 숨겼으면 어땠을까 하는거. 시작부터 너무 누군지 예상이 가서 등장했을 때 아무런 묘미가 없었어.
제목이 특히 별로야. 시사회 평들도 반응이 갈려서 고민했었는데 그래도 초반의 긴박한 액션이나 서사의 빌드업은 내가 본 후기들 보다는 좋았던 것 같음. 그래서 내가 느끼기에 좋았던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더 극명하게 갈리는 것일지도.
그리고 정상훈 배우님 자꾸 유머코드로 소비하지 마요. 왜 그렇게 연기 잘하는 사람을 그런식으로 써.
생각나는 사람들도 있고 사건도 있고 윗대가리의 몇몇은 지금이랑 똑같아 보임. 의도한건 아니겠지만 개봉 시기가 우연히 그렇게 되었네.

 

- 20221115. 동감.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는 요즘 세상에 희귀한 청춘로맨스 영화. 원작에서 뺄건 빼고 넣을건 넣고 많은 생각을 한게 영화에서 그대로 보인다. 나는 2000년의 ‘동감’을 너무 좋아했어서 그 때의 감성이 좋았던 옛날 사람이지만, 이제는 내가 사는 오늘이 되어버린 2022년의 바뀐 감성도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건 러닝타임이 조금 길다. 등장인물이 많은데 그래도 중심을 잡는 두 사람의 이야기 위주라 엄청 번잡스럽진 않았지만 그래서 러닝타임이 좀 늘어졌나 싶다. 그냥 이 영화는 여진구 배우 연기력이 모든걸 해낸다.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지만 사랑이 전부인것 같은, 갓 스무살을 넘은 그 시절에만 가졌던 그런 마음이 고스란히 잘 전해졌다. 여진구 배우 덕분에. 그래도 감독님.. 아마도 95학번은 아닌걸로. 요즘 사람이 생각하는 옛날 사람의 이미지를 그려낸것 같아서, 말 그대로 손발이 오그라들어. ‘방가방가’와 ‘하이루’를 현실에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어요. 진짜 96학번 기계과 오빠는 흡족하게 봤다고 한다. 고 3때 공부 안 하고 극장 갔던 01학번은 나쁘지 않게 봤지만 그래도 좀 아쉬운 정도.
아! 실질적 연기 원탑은 목만이야!! 연기 제일 잘함!! 로맨스 영화 좀 많이 만들어줘요 ㅠㅠ

 

- 20221116. 블랙팬서 2 : 와칸다 포에버.

RIP 채드윅 보스만. 영화 전체가 그를 위한 레퀴엠.
슈리의 블랙팬서는 무게감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음. 그래도 와칸다 포에버를 외치는 그녀는 티찰라 만큼이나 멋있었어.
탈로칸이랑 잘 지내면 더 좋은거 아닌가. 굳이 싸워야할 이유를 잘 모르겠었음. 엄마 유품까지 준거면 사랑 아니었냐.
네이머의 마음을 도통 모르겠어.

 

- 20221128. 아마겟돈 타임.

세상을 마주하는 일이란 언제나 힘들다. 열두살 폴에겐 더욱더 어려울 일.
든든한 내 편인 할아버지의 몇 마디 말들이 그나마 폴의 세계을 지지해주었을 뿐.

그렇게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하기엔 폴이 직접 마주해야할 수많은 진짜 현실들은 언제나 불공평하니까.

 

- 20221201. 올빼미.

이야기의 힘과 배우들의 연기가 엄청난 균형을 이룬 완벽한 영화.
원래도 나는 사극덕후인데 진짜와 가짜를 교묘하게 섞어 그럴듯하게 그려내는 팩션을 더 좋아한다.
그랬으면 좋았겠다는 멋진 상상의 이야기들이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는 서스펜스의 향연이었다.
유해진 배우 연기야 말할것도 없지만, 근데 류준열 배우는 정말 어디까지 연기를 잘 할것인가!!!

 

- 20221202. 본즈 앤 올.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선혈이 난무하는 아름다운 비극의 로드무비.
티모시 샬라메는 진짜 배우의 얼굴이 되었고
테일러 러셀 배우는 눈빛과 표정이 정말 좋았다.

 

- 20221206. 탄생.

냉담자이지만 극장에서 엉엉 울고 나옴.
김대건 신부님의 삶은 익히 알려진 성직자로서의 경건한 삶도 있지만, 그 시대, 조선 뿐만 아니라 또다른 세상까지 아우르는, 학자로서의 삶을 좀 더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는 영화 같다.
영화의 만듦새는 아쉬움이 남지만 실존 인물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진정성 덕분에 좋은 이야기로 오래 마음속에서 기억될 것 같다.

 

- 20221213. 더 메뉴.

화려한 플레이트들 사이에 숨은 사람들의 허황된 욕망을 낱낱이 까발려 깨부수는 이야기. 처음부터 누가 살아남을지 뻔히 보였지만 어떻게 살아남을지 엄청 궁금했는데 가장 가식없이 감정을 표출하며 솔직했던 사람이 상대방의 저 아래에 가라앉은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어서 겨우 살아남은건 아닐까.
이거 CGV 단독 개봉인데 시간표 너무하는거 아니냐. 오늘은 그나마 상영회차 몇 번 되던데 내일부터는 아침 8시 조조, 밤 10시 이렇게 2번 상영하더라.

 

- 20221215. 페르시아어 수업. 

2840단어의 기억.
2840명의 이름.
살아남기 위한 처절함이 절절하게 묻어나온다. 그리고 이름없이 사라져간 사람들도 같이 기억되기를.
실화기반의 이야기라 슬프고, 영화 제작에 참여한 나라 중에 러시아가 있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 20221228. 영웅.

웃음과 감동의 윤제균표 영화이긴 한데, 난 그래도 웬만하면 좋게 봐주고 싶다.

전엔 없던 새로운 시도였고 우리나라 오리지널 뮤지컬들이 더욱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으니.

정성화 배우와 김고은 배우 연기 너무 좋고, 조우진 배우 존재감 역시 엄청남. 노래도 되게 잘하시더라!!

나문희 선생님은 가슴으로 노래하시던데 어쩔 수 없이 눈물이 줄줄줄. 그래서 뮤지컬 더 보고 싶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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