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01. 빛나는 순간.
- 인생에서 가장 외로운 지금을 서로에게 더없이 빛나는 순간으로 보듬어준다. 바다도 좋고, 나무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다. 둘의 감정들을 쌓아가는 과정은 좋은데 그 순간을 조금은 덜 직접적으로 보여줬다면 더 아련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아직은 내 고정관념이 그렇게 발전적이지 않아서 그럴지도. 이제 밤편지 들으면 제주의 밤바다가 생각날것 같아.
20210701. 인 더 하이츠.
- 러닝타임 길단 얘기 많이 듣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서 그런가 나는 너무 괜찮았음. 노래로 울고 웃고 신나고 기쁘고 벅차고 다하네. 뮤지컬 느낌 넘쳐서 내내 흥겨웠음. 특히 넘버 중에 라틴계 멜로디 섞인 노래 완전 내 취향이야!!
20210707. 미드소마. @netflix
- 감독판이 왓챠에 있다는데 따로 보고 싶지는 않아. 밑도 끝도 없는 사이비 종교의 광기 간접체험. 날이 구질구질하길래 분위기가 맞을것 같아서 봤는데 나랑 안 맞아. 많이 안 맞아.
마지막에 대니가 웃는건 아무리 봐도 색히들 잘 뒤졌다! 이런 의미같아.. 근데 어쩌지… 너도 죽을 것 같아..
20210714. 랑종.
- 이건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믿음에 대한 슬픈 이야기. 곡성보다는 더 직접적이라 숨김없이 다 내뱉는게 오히려 과한 정도. 스토리의 시작은 괜찮았는데 연출이 나홍진 스타일은 확실히 아니더라. 곡성 생각하고 보면 결이 같은 이야기. 연출은 곡성보다 쓸데없이 과해서 아쉬움.
20210719. 꽃다발같은 사랑을 했다.
- 현실연애의 있는 그대로.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되어 서로를 알아가는 설렘과 무의미한 시간 속 권태의 상태를 지나 더이상 남은 것 없이, 잡을 미련의 끝자락도 없이, 깔끔하게 안녕하고 세월이 지나 그냥 그랬었지의 추억으로 남는 사랑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야기. 꽃다발은 언젠가는 시들어 버리고 잘 말리더라도 처음 꽃다발의 화려함은 이미 잃어버린걸. 이런 로맨스 영화 마음 아픈데 너무 좋아. 마음의 현상유지와 현실의 현상유지 모두 어려운 일임을 모두가 똑같이 처음에는 잘 모르지. 알고 있는 내용도 있고 모르는 내용도 있고 많은 작가 이름과 많은 책과 일본 음악과 배경들이 나오는데 반갑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고 재밌었다. 그냥 오랜만에 일본어 듣는게 좋아서 웬만한 일본영화들 보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나도 원오크락도 듣지만 나가시마 유, 오가와 요코 좋아해. 근데 요즘 이케맨은 어디가서 찾아야하죠?? 오다기리 조가 가장 잘 생겼네.
20210731. 모가디슈.
- 뻔한데 뻔하지 않게 만든 영화.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어. 그 시절 너그럽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엔 우린 서로 너무 여유가 없었어.
그래서 이게 실화를 기반으로 했단게 좀 더 감동스러울 뿐. 김윤석 배우님 너무 좋아. 청소년은 허준호 배우님 카리스마 얘기하던데 그 분 젊었을 땐 더 멋있었어!! 오랜만에 극장에 사람이 많았음!!
20210807. 피닉스.
- Speak low. 네가 한 일은 그렇게 작게 말해도 난 이미 알고있다는 듯. 믿음은 항상 속삭이는 귓속말처럼 흩어진다고.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 영화들 너무 좋다. 바바라 보고 싶다.
20210811.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 @ netflix
- 아침부터 펑펑 울었다. 제목 한 줄의 이야기가 이런일일줄은 몰랐어. 10분 남짓의 단편이지만 감정이 폭풍처럼 일어난다.
20210811. The dig. @ netflix
- 내 최애 캐리 멀리건이 나온다길래 봄. 좋은 대사는 넘쳐나는데 모든게 다 평이해.
내 의지와는 다르게 남겨지는건 많은데 특별히 남기고 싶은걸 고르고 골라도 남겨질만한게 아닌 것들로만 남으면 어떡하지.
20210814. 프리 가이.
- 결국 NPC인 가이는 이용당한거네?? 킬링타임용 영화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온라인 게임이나 게임 플레이 스트리밍이런 개념을 잘 모르는 어르신들에겐 비추. 어르신 하나가 누가 이거 보자고 그랬냐고 역정내며 가심.
20210815. 사랑이 지나간 자리. @ watcha
- 러닝타임이 엄청 길지만 적도 기니의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잃을 정도. 하지만 그 아름다움과 반비례하는 슬픈 역사는 모두 같은 서러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광복절 아침에 펑펑 울며 봤는데 다 끝난 후 생각해보니 사랑은 똑같은 거지만 식민지였던 우리 기준으로 입장 바꾸면 좀 애매하긴 하네.
20210819. 화이트 온 화이트.
- 6월에 개봉한 영화였는데 영화의 전당에선 아직 상영하길래 기쁜마음으로.
페드로가 처음 사라의 사진을 찍으며 말하던 아름다움에서, 마지막 시퀀스에 모델들의 동작을 하나하나 지시하며 내뱉던 beautiful 이 전혀 아름답지 않음으로 변모한 과정들을 기록한다. 예술이 아닌 단순한 기록으로 전락해버린 페드로의 흑백사진은 넘어가는 해처럼 곧 어둠에 잠기겠지. 칠레의 셀크남 학살 사건이 일어났던 티에라 델 푸에고 섬의 이야기라고 한다. 어디에나 아픈 역사가 있고 그것을 기록하는 승자의 잔인한 시선이 존재하지.
20210819. 남색대문.
- 2002년 작품인데 정식개봉은 처음인, 계륜미와 진백림의 정말 어린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 그리고 여름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영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친구가 이렇게 존재한다면, 마음과 다르게 사랑의 모습이 다르더라도 나에게 먼저 말해달라며 믿어주는 친구가 이렇게 있다면 세상의 모든 일들이 답답한 어둠 보다는 조금 더 밝아지지 않을까. 대만 청춘영화들 참 좋아. 말 그대로의 청춘을 푸릇하고 예쁘게 보여주고 계속 마음에 남겨주는 영화들이라 더 좋아.
20210822. 다운폴. @ watcha
- 병신같은 광기 이상도 이하도 없다. 딱 그 정도 수준의 광기를 우리도 잘 알고 있지. 다만 그들과 우리가 다른건 엔딩 이후 실제인물의 히스토리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20210825. 암살자들.
- 궁금했던 사건의 모든걸 알게된 다큐멘터리. 기자의 말처럼 bittersweet ending 이다. 아무도 그녀들의 시간과 미래는 책임져주지 않고 진짜 암살자들은 북한으로 돌아가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지. 모든것은 정치적이고 그 정치라는 소용돌이 한 가운데의 이해관계 안에서만 얽히고 섥혀있다. 죽은자와 독재자는 모두 말이 없다.
20210825. 레미니센스.
- 세계관은 좋은데 감정선들에 납득이 잘 안 됨. 기억에만 의지하지 말고 지금 여기 현실을 살라는 의미는 좋음. 근데 인생을 걸만큼 메이를 그렇게 사랑했나.. 는 상당한 의문. 솔직히 메이의 선택도 의문투성이인건 마찬가지.
조나단 놀란은 그냥 형이랑 같이 해. 와이프 밀어주는건 여기까지만 하고 형이랑 해.
20210826. 팜 스프링스.
- 이렇게 유쾌한 타임리프물 좋아. 반복되는 오늘을 즐기고 사랑과 미래를 향해 변화를 선택해 나아가는 두 사람의 용기를 지켜보는 일은 끝까지 재밌고 즐거워서 좋았다. 보다보면 캔맥주 마시고 싶어지는 영화!! 정말 아무 걱정 없이 맨날 같은 오늘만 사는 것도 왜 나쁘지는 않아 보일까?
20210827. 샌드 캐슬. @ netflix
- 정말 제목은 완벽하게 지었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보다 더 좋은 제목은 없을거라 생각할 것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을까. 베트남에서 이라크에서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20210902. 자마.
- 낯선 배경의 불친절한 영화. 결국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못한 자마의 마지막은 그가 처음에 품었던 희망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으로 떠내려간다. 조용히. 천천히. 아무것도 아닌채.
20210902. 코다.
- 눈물 콧물 다 흘리며 봤던 영화 '미라클 벨리에'의 리메이크라고 해서 기대하며 봤다. 특히 클립들에서 본 듀엣 노래가 너무 달콤해서 더 기대하며. 아무래도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으니 조금 덜 울고 조금 덜 슬펐지만, 그래도 행복한 웃음으로 루비를, 그 가족들을 응원하며 봤다.
에밀리아 존스 목소리와 노래들이 너무 따뜻하다.
20210905.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
- 이렇게 중국뽕 낭낭~한 영화를 왜 중국에선 개봉 안 하지? 영화는 뭐 엄청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지만 딱히 마블영화같지가 않았어.
차라리 디즈니 실사영화라면 더 어울릴 정도.
20210917. 디아틀로프. @ tving
- 실제로 있었던 디아틀로프 원정대 사건에 그럴듯한 상상을 입힌 파운드 푸티지. 방구석 1열에서 나왔던 영화라 봤는데 생각보다 재밌지만 생각보다 더 황당해하며 보다가 엔딩에서 완전 알게되었음. ‘블레어 윗치’를 약 20년 전 새벽 3시에 보고 심장마비 올뻔한 이후로 붐처럼 일어난 이런 장르 잘 안 봤는데 - 오로지 무서운 이유로 - 그래도 이건 혼자 볼만했음!
20211006. 우행록. @ watcha
- 계단을 한 칸 한 칸 조심스레 내려가다 발을 헛딛은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바닥에 처참하게 나동그라진다. 알고싶지 않았던 비밀들이 너무 많이 있어.
20211016. 베놈 2 : 렛 데어 비 카니지.
- 쿠키영상을 위한 영화 한 편. 1편이 훨씬 재밌음.
20211019. 킬링 오브 투 러버스.
- 그냥 그렇게 끝나버릴것 같은 사랑은 결국 가족의 힘으로 되돌리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사랑 그 자체로 되돌아오는 것일까. 카메라 워크가 가장 돋보이는 영화. 화면의 분할을 환상적으로 이용한다.
20211019. 푸른 호수.
- 완전한 픽션인줄 알았지. 엄청난 팩션이었어. 아무런 정보없이 본 영화인데 애틋한 슬픔의 여운이 계속 남는다. 그래서 그 가족들은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 이게 진짜 현실이라는 덧붙인 영상과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 더욱 마음아프다. 영화보는 내내 주인공 배우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엄청 신경쓰면서 보다가 자막 올라갈 때 겨우 확인했음. 마이클 패스밴더 와이프인데.. 만 계속 생각하며.
20211024. 20211102. 듄.
- It is only the beginning. 이 세계관을 어떻게 설명해줄까 궁금했었는데 나는 드니 빌뇌브를 전적으로 믿어요! 시리즈 끝날 때까지 감독 바뀌지 않고 가야해!! 1년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어 ㅠㅠㅠㅠㅠㅠㅠ
20211027.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 영화 보기 전에 파이아키아 유튜브에서 이동진 평론가 강의(?) 듣고 봤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볼 뻔 했어.
리들리 스콧 감독은 늙어도 늙지 않는 것 같다. 실제로 있었던 일의 이야기를 이런 구성으로 풀어나가며 절대 놓치지 않은 개싸움 - 중세시대의 백병전이라 일컬어지는 모든 싸움은 그저 내 눈엔 개싸움 이상도 이하도 아님 - 액션까지. 노장 감독의 철저함이 반짝반짝 빛난다. 비록 배경은 돌벽에 드레스 자락은 진흙 투성이지만.
20211029. 더 포가튼 배틀. @ netflix
- 스케일은 나름 나쁘지 않은데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 비해 이야기가 너무 평면적이야. 설정이 다 괜찮아서 기대했는데 그냥 겉만 훑다가 죽고 끝났어. 이런 전투는 정말 수백번도 넘게 있었겠지. 전략적으로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을거야. 전쟁이란 그런 미친짓이니까.
20211029. 아네트.
- 러브스토리 가득한 로맨스일듯 했는데 그래도 레오 까락스라 걱정하며 갔다. 나 ‘홀리모터스’를 너무 무섭게 봤었으니. 러닝 타임 한 시간 지나는 순간부터 아니 감독님.. 무슨 영화를 만든거에요??
뮤지컬 영화인데 왜 노래가.. 이건 마치.. 영화 레미제라블 볼 때 러셀 크로우가 노래 부를 때마다 아니 이걸 어째.. 이렇게 불안해서 쓰겠어.. 쯧쯧.. 이런 시선으로 본 내 모습의 재현.
좋았던 장면은 오프닝 시퀀스, 지휘자가 된 피아니스트의 지휘씬과 마지막 아네트의 노래 부르는 목소리 뿐. 그 이외의 모든건 기괴함 투성이다. 아니 감독님.. 이게 정말 최선이었나요??? 내 방식을 강요하는 기괴한 모노드라마를 노래하는 심란한 오페라같은 뮤지컬 영화.
이번주에 아담 드라이버 영화를 두 편 봤는데 -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음. 한 편은 대성공, 한 편은 애매모호. 연기를 미친듯 잘 한다는건 잘 알겠다.
20211030.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 이걸 왜 강릉까지 가서 찍어야만 했을까. 강릉은 그냥 맥거핀인가. 시작부터 바다를 말했던 이유가 귀결된 지점이 강릉바다 였을텐데 그런것치고는 딱히 엄청나게 부각되지도 않아. 순간순간의 유머로 몇 번 웃어버린게 끝. 천사 비주얼의 충격은 잊지 못할거야.
일본어 제목과 영어 제목이 아시아의 천사던데 진짜 한국어 제목 잘 지었다. 제목이 8할의 역할을 갖고있어.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가 2019년 영화인데 이 영화 제작은 2020년 초반이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그 짧은 사이에… 이 영화가 한일합작이라는데 얼만큼의 규모로 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 큰영화는 절대 아니고. 영화의 국적은 제작사 따라가니까 일본식 한국영화라 해야하나. 얼굴이 좀 알려진 배우들이 나오긴 하고, 크래딧 보면 스탭들도 한국인이 많은것 같지만 어쨌거나 감독은 일본인이니 일본영화로 나는 생각함.
일본과 우리나라 영화의 수준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건 이런 영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요 몇년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영화들과 비교하면 스토리나 만듦새가 우습게 보일정도로 차이난다. 성행하던 홍콩영화, 일본영화들이 이렇게 될 줄은 2-30년 전엔 상상도 못했을테지만 우리나라 영화의 2-30년 후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20211107. 이터널스.
- 이게 재미가 없진 않은데 또 재미가 막 엄청 있는건 아니야. 등장인물 너무 많아서 거기에서 에너지를 다 쏟아버림. 마블 페이지 4는 도대체 어떻게 될까. 곧 스파이더맨도 빠질 느낌인데. 그저 리처드 매든이랑 키스 해링턴 얼굴 보느라 정신 놓음. 배리 케오간도 좋고 해리 스타일스 미친거 아니냐!!!!!
영화 끝나고 청소년한테 무슨 얘기 듣고 빵 터져서 웃음이 멈추지 않네. 스포 될까봐 말도 못하고 ㅋㅋㅋ
20211108. 퍼스트 카우.
- 그 날은 왠지 가면 안 될것 같았어. 그럴것 같았다고. 리틀 포레스트 골드러쉬 시대 버전 느낌. 조용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새소리 들으면서 천천히 한 걸음씩 조용히 걷는 느낌의 영화. 두 남자 우정의 마지막을 처음에 이미 알려주고 시작하니 더 안타깝게 볼 수 밖에 없었음.
20211113. 다키스트 아워. @ netflix
- 개봉할 때 놓친 영화는 이상하게 보기가 힘들다. 넷플릭스에 올라왔길래 작정하고 봤음.
아카데미에서 게리 올드만이 고만고만한 네 배우를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탔을 때 도대체 조 라이트는 또 무슨 영화를 찍은건가 궁금했었는데, 이건 안 줄 수가 없었겠다. 티모시 샬라메 미안해. 엘리오와 견줄 연기가 아니야. 윈스턴 처칠은. 조 라이트가 영화 만들 때 퐁당퐁당 느낌이라 그렇지 정말 좋은 영화는 미친듯이 좋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갈만큼 몰입감이 엄청나다. 이렇게 찍을줄 알면서 왜.. 시대물만 계속 찍어줘요. 제일 잘 하는걸 계속 합시다.
20211117. 디어 에반 핸슨.
- 누군가 항상 옆에 있다는 조용한 다독임. 뮤지컬 영화는 이런거죠! 처음보는 배우인 플랫 노래 너무 잘 부른다 했더니 원작 초연 때부터 에반 핸슨 역할이었네.
20211119. 프렌치 디스패치.
- 시대를 아우르는 잡지라는 활자매체에 보내는 웨스 앤더슨의 극대화된 영상미학적 찬사.
오빠한테 맨날 재미없는 영화만 보여주나 싶어서 걱정했는데 100분동안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밌게 네가지 챕터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다행히 오빠도 재밌었다고 했음!
20211124. 유체이탈자.
- 영화 시작과 함께 정신없이 달려나간다. 속도감있는 전개로 궁금증을 자아내는데 비밀이 풀리는 부분 직전의 그 키워드 등장 순간이 단계를 이렇게 거치면 되겠지? 라는 느낌이라 좀 아쉽다. 10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재미는 괜찮다. 박용우 배우님 되게 오랜만에 본거 같은데 열심히 뛰고 뒹구는 윤계상 배우만큼이나 존재감 있어.
20211125. 틱, 틱... 붐. @ netflix
- 조너선 라슨 잘 모르고 렌트도 본 적 없지만 워낙 유명한 뮤지컬이라 넘버들은 대충 알고 있음. 린마누엘 미란다는 조금 알지. 앤드류 가필드는 아주 좋아하고. 올해 본 뮤지컬 영화 중 1등이 ‘인 더 하이츠’였는데 이 영화도 너무 좋다. 극장에서 보고싶었는데 결국 이어폰 끼고 넷플릭스. 연기가 미쳤어. 아카데미 이야기 왜 자꾸 나오는지 알겠다.
20211208. 연애 빠진 로맨스.
- 크게 볼 생각이 없었는데 팟캐스트 듣다 갑자기 보고 싶어짐. 주연 두 배우 모두 연기 너무 잘 하는건 아는데 강과 강이 맞부딪치면 어떨까가 가장 궁금했던 지점. 능글능글 손석구 배우 덕에 전종서 배우가 더 반짝반짝 빛난다. 진심이 가득하면서도 가끔은 잠시 마음을 숨기며 펼치는 각자의 담론이 결국은 둘의 소통으로 이어지는 복잡미묘한 과정에 대한 결국은 연애 이야기.
20211209. 티탄.
- 생각보다 덜 난해했지만 기괴함은 시작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일관되게 흘러간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봤지만 몇 번이나 얼굴을 찡그림. 불편한 구석이 엄청 많단 얘기지.
스포일러 일수도.
가장 불편했던건 오프닝과 전반부 후반부의 결이 너무 달라. 수많은 살인을 일삼던 살인자의 성녀같은 출산과 죽음으로 남겨진 새로운 인류의 시작이라니. 신도 부정하고 과학도 부정하고. 더한 아이러니, 그렇게 남겨진 아이를 안고 마치 새로운 인생의 또다른 시작인듯 자신이 있다며 읊조리는 남자는 그렇게 자신의 아들을 두 번 잃고 ‘보살펴주어야’ 할 또다른 생명을 품에 안았다는 것.
20211210. 베네데타.
- 성녀와 악녀의 경계에서 더이상 설명해주지 않는 애매모호함으로 너는 어느쪽을 믿고 있냐고 끝까지 질문을 던진다.
폴 버호벤 할아버지 여전하심!! 나는 원초적 본능이 엄청난 영화였다 생각하는데 자꾸 그쪽으로만 말이 나와. 내 취향에 잘 안 맞는 범죄 스릴러 장르임에도 숨죽이며 봤는데. 난 블랙북도 엘르도 다 좋았었어. 은근 취향에 맞아. 할로우맨 빼고.
그나저나 이걸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한 프로그래머 그야말로 대단하네…..
20211218. 20211222. 20211229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 그래서 결국은, 당신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
어쩌면 스포. 나는 정말.. 어스파만 보면 슬퍼. 이번에도 어스파 때문에 두 번 펑펑 울었어. 앤드류 가필드 사랑해. 내 스파이더맨은 오직 동생 뿐이야 ㅠㅠ
20211222. 파워 오브 도그. @ netflix
- 분명 주인공은 피터가 아닐 것 같은데 오프닝의 내레이션이 왜 피터로부터 시작되는지는 그의 치밀하고도 조용한 복수를 2시간 내내 지켜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 제인 캠피온 감독의 영화는 옛날옛날 그 ‘피아노’ 밖에 알지 못한다. 벌써 30년쯤 된 그 영화. 청불영화지만 우리에겐 비디오가 있었으니 난 중학교 때 봤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용하게 영화 안에 녹여내는 견고한 이야기의 힘은 여전하다. 생각해보면 그 시절의 세련된 페미니즘 영화이기도 해.
20211223. 킹스맨 : 퍼스트 에이전트
- 토마토가 썩어 문드러질 정도는 아님. 왜 청불이지?? 세계 제 1차대전이란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 가득한 픽션을 잘 버무려서 흥미롭게 스토리는 짰는데, 메인 빌런의 모든것보다 라스푸틴의 존재감이 몇 배는 컸음. 그리고 랄프 파인즈가 메인 롤인건 알겠는데 해리스 딕킨슨을 이렇게 쓰고 말것인가. 캐릭터가 좀 아까움. 결정적으로 콜린 퍼스가 더 멋있고 액션도 더 잘함. 아치 리드 역할이 애런 존슨이라고? 뭐지? 카메오인가. 전혀 못 알아보고 지금서 알아서 충격적. 이럴거면 처음부터 에그시를 했어야지 이게 뭐야. 내 소소한 웃음 포인트 중 하나는 조지와 빌헬름이랑 니콜라이를 연기한 배우가 한 명이라는 것. 쿠키보면 세계 제 2차 세계대전으로도 영화 만들건가 본데, 됐고, 킹스맨 3편이나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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