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 화.
컨디션이 별로라 딱히 아무것도 한게 없이 하루종일 잤음.
내가 요즘 읽고있는 책. 유시민아저씨 책은 다 읽힘새가 너무 좋다. 어려워도 술술 읽히는 좋은 문장.
14 - 수. 예약해놨던 립생로랑 바이닐틴트가 왔음. 407 / 409.
정말 407이 예뻐서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찾는데는 다 이유가 있단걸 다시 느낌.
409도 예쁘긴 한데, 407의 임팩트가 커서 상대적으로 확 안 와닿는 컬러가 됐음.
15 - 목. 저녁먹고 요즘 우리동네에서 핫한 카페에 다녀옴.
신기산업카페. 건물이 특이하고, 특히 밤에 가면 참 예쁨. 4층 루프탑 층에 올라가면 부산항대교가 멋지게 보인다.
16 - 금. 계란사러 다녀옴.
AI 영향으로 계속 계란값이 오른다고 하니, 장날 계란 한 판 사러 다녀왔다. 시장 오픈하자마자 벌써 계란사려고 줄을 섰다. 계란값도 올랐는데.
근데 추워서 처음으로 사놨던 겨울 야상을 입었다. 기념으로 사진.
그러나 이날 이후로 이 옷을 또 입을 기회는 없었다고 한다. 날씨가 안 추워. 영하로 안 내려가.
17 - 토. 집에 꼬마손님들이 찾아와서 종일 나는 머리가 시끄러웠다.
남자 아이들이 어찌나 말이 많은지. 피자랑 치킨 시켜주고 떡볶이도 만들어주고 맛있게 먹어주니 기분은 흐뭇.
18 - 일. 남편은 놀러가고 나는 아이랑 종일 빈둥빈둥. 놀고 자고 먹고 심심한 일요일.
19 - 월. 결국 내시경을 했다. 1시간 정도 기다리면 당일날 할 수 있다고 하길래 기다렸다가 내시경.
부정맥이라고 하니 간호사 선생님이 수면 내시경에 조금 난색을 표한다. 의사선생님과 상의해야 한다고.
차도 끌고가고, 혼자 간거라 그냥 수면 말고 일반 내시경으로 하기로 마음먹고 했는데, 죽는줄알았다. ㅠ_ㅠ
그리고 약을 한 달을 먹어야한다.
20 - 화. 트리축제 보러 광복동에 나갔다.
계속 죽만 먹다가 들깨까막국수 먹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눈물날 정도.
지인이 쿠폰주셔서 남편한테 메리화이트돌체라떼 시켜줬음.
21 - 수. 영화보러 다녀왔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가서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를 뛰어 넘을만큼 좋았던 영화.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극장에 있던 열명 남짓의 사람들이 아무도 자리에서 못 일어나고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원리원칙을 지키는건 중요하다. 하지만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원리원칙이 무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 정말 마지막에 꼭 엿먹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벽에 낙서한걸로는 성에 안 차.
입술이 좀 지워졌는데, 새로산 틴트 바르려고 화장을 했다. 티는 안 나지만.
사진찍어서 딱히 보낼데는 없고 남편한테 마구 보냈다. 근데 비가와서 기분이 별로였다.
22 - 목. 오늘은 아이 생일. 아침에 아침상을 차려주고, 저녁은 나가서 먹으려고 했는데 남편이 하필 오늘 늦는다.
그래서 아이랑 오붓하게 치킨시켜 먹었다.
내가 그날 얼마나 아팠는지는 점점 희미해져 가고, 아이가 건강하게 잘 크는것에 대해 하루하루 고마움은 커져간다.
요즘 나라도 뒤숭숭하고 내 컨디션도 계속 안 좋았고 그래서 좀 재충전하는 기분으로 루즈하게 살았다.
거의 아무것도 안하고 잠을 많이 자고, 먹을것도 제대로 못 먹고 죽만 먹고.
내시경한 이후로 제대로 처방받아 약도 먹어 컨디션도 많이 나아지고 많이는 못 먹지만 죽 말고 밥도 먹기 시작하고 오늘은 치킨도 맛있게 먹었다.
겨울이라 좀 더 기운없는 이유도 있고.
충전 많이많이 해놨다가 1월에 인천 올라가면 열심히 다녀야지.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