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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7. 대구.

by 솔앙 2016. 1. 2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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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차타고 대구.



대구에 오며가며 한 권 가볍게 읽으려고 선택한 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깊은 생각들이 담겨있는 따뜻한 에세이.





난생 처음 타보는 대구 도시철도.

중앙로역에 다녀올걸 그랬나 싶은 마음.

2003년, 겨울, 나는 주민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내가 맡은 일 - 내 기억으로는 인감 전산화 작업 - 을 하고 있을 때 오전부터 나오던 뉴스 속보.

마치 영화처럼 현실감 없던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났던 곳을 스쳐 지나갔다.





2호선 경대병원역에 내려 3번출구로 나가면 있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그 전에 또바기키친바에서 점심 먼저.






동네에 작고 조용한 식당.

이런 느낌 좋아.

잘생긴 청년이 주방에 있어서는 아님. ㅎㅎ



대구에 사는 지인들에게 들었던 앞산!

실제로 보니 더 신기한 앞산!! ㅎㅎ






맛있는 점심을 먹고 아이와 손잡고 걸어본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북극한파가 물러가 따뜻한 오후. 

햇살맞으며 김광석 아저씨의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걸어본 길.



작은 플라워샵.

플라워 클래스 진행중.





아이들이 놀던 골목에 벽화가 그려진다.

골목에 살던 사람들은 이사를 가고, 집들은 허물어졌다.

그 자리는 카페의 테이블과 사진찍으러 모인 사람들로 채워진다.



이곳뿐만 아니라, 소위 '뜬다'는 동네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





작지만 조용한 이 길이, 김광석아저씨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생각날 것 같다.

나중에 오빠 손 잡고도 또 가봐야지.



지난번 3대천왕에 나왔던 이 곳.

저도 한 번 들러 보았습니다.

포장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강추하던 커피명가의 딸기 케익도 맛있게 먹었음!

생딸기가 겹겹이. 비주얼만으로도 황홀해지는 케익.

얇은 시트와 달콤한 크림과 함께 콜라보로 입안을 점령한다.

겨울-봄에만 먹을 수 있는 계절한정!

오빠를 위해 대구에서 부산까지 포장도 해옴!





돌아올 때는 아주 쬐끔 빠른 새마을호!





좌석이 넓고 편하고 테이블도 있고 아주 좋음.







집에 돌아와 문제의 그 떡볶이를 먹었는데요.



저녁을 먹고 집에 온 관계로 그릇에 조금만 덜어서 데워먹었는데...



같이 팔던 오뎅튀김과 만두도 사왔는데....





정말 밑도 끝도 없이 맵다는 말이 어떤건지 잘 알겠는 맛.

머리에 뚜껑이 뽕 하고 열릴것 같은 맛.

정신이 혼미해지고 눈가가 쑤시고 볼이 따가운 맛.

목 위에 머리가 붕 떠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흔들리는 맛.

오뎅튀김과 만두는 1도 위안이 되지 않고, 나를 더 어지럽히는 그런 맛.

숟가락이 입 안에 있을 때는 황홀하다, 숟가락이 입을 벗어나는 순간 벼랑 끝으로 떨어지는 맛.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내가 왜 이걸 먹고 있는건지 회의감이 들게하는 맛.


어허허허허허허허허허......



오빠에게, 남은건 어떡하죠? 했더니, 가차없이 매정하게 '버려!'라고 한마디 날려주신다.


 이 중독적인 맛은 내일도 또 생각날 터이니 절대 버리지 말라는 조언에 따라 고이 냉장고에 넣어 놓았다.





어쨌거나, 대구 나들이에서 남은건, 떡볶이와 딸기케익.

아름다운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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