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 목사.
그냥 적당히 알고 있었다.
인종차별 철폐와 흑인 인권을 위해 싸웠으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백인에게 암살당했다는 정도.
셀마가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고, 뒤늦게 우리나라에 개봉한다고 했을 때도..
그냥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야기이겠거니, 딱 그만큼의 기대만 했다.
하지만 나는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며 '글로리'가 울려퍼졌을 때,
그 벅찬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가슴이 두근거리고, 자꾸 눈물이 비집고 나와서 엔딩크래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다.
영화 내내 울지 않았었는데.. 울만한 분위기도 아니었는데... 엔딩 크래딧과 함께 감동과 여운이 밀려왔다.
마틴 루터 킹.. 이라는 한 사람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흑인의 인권을 위해 싸운, 단 한 표의 투표권을 위해 투쟁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같았다.
오바마라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지만, 아직도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이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았고,
그에 따른 희생자가 생겨나고 있다는 뉴스도 여전히 들려온다.
그리고 나는 우리나라의 7-80년대 세상을 바꾸고자 피흘렸던 수많은 사람들도 같이 생각해 보았다.
2015년 지금,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과연 바뀐게 맞는 것일까, 에 대한 의문도 함께,
미국 흑인들의 지금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메이저로 개봉해도 좋을만한 참 좋은 영화인데,
블록버스터들에 밀려서 독립영화류처럼 그것도 뒤늦게 개봉한 것 같아 아쉽지만,
영화관에서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고스란히 느끼며 볼 수 있었단 것만으로도 괜찮았다.
첫 장면에서 오프라 윈프리를 보고 의외라고 생각했다.
브래드피트와 제작만 한 줄 알았었는데, 영화에까지 등장한, 아마, 흑인 역사상 가장 성공한 여성.
시작에서 오프라 윈프리를 보고, 이 영화의 의미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생각하며 스크린을 바라봤던것 같다.
그들에게 이 영화란 킹 목사의 삶에 대한, 셀마 행진의 50마일을 걸었던 많은 사람들의 뜻에 대한,
존경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아 온 마음을 다해 영화를 만들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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