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에 볼 일 보러 나갔다가 범일역까지 쭉 걸어갔다.
전철역으로 2정거장인데, 걸으면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리는 거기서 거기인 거리.
바람은 불지만 날이 많이 좋아서 아이스커피 사들고 천천히 걸었다.
범일역 8번출구 자유시장 3층 부산꽃시장.
솔직히 헤맸다.
금방 찾는다고 했는데, 건물이 너무 복잡해서 건물 안에서도 빙빙 돌았다.
나는 정말 타고난 길치인가보다. 그래서 슬퍼.
눈 앞의 계단도 발견 못하는 이 한심한 길치 같으니라구.
어쨌거나 생화파는 곳을 찾아내고는 환호성을 질렀지만,
마침 오늘이 꽃 들어오는 날인지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모두 정신이 혼미할 지경.
사실 수국을 사러 간건데... 두 곳에 수국이 있긴 했다.
(생화 파는 곳이 많지가 않아서.. 생화만 파는 가게가 한 5-6곳 정도 되려나...)
한 가게는, 수국박스가 여러개 들어왔는데, 무거운 나무를 그 위에 올려놓아서 수국들이 다 찌그러졌다.
동그래야할 수국이 네모네모가 되어 박스에 구겨져 들어있었다.
꽃집 아주머니는 막 화나셔서 전화로 싸우시고 계셨다.
한 가게는, 꽃이 막 들어와서 수국 가격도 모른다며, 수국은 한 쪽에 쌓여있고, 다른 꽃들부터 판매하고 계셨다.
20여분 기다렸는데, 수국 풀러놓을 생각을 안하심.
그래서.. 오늘.. 수국.. 포기... ㅠ_ㅠ
그냥 돌아나오려고 하는데 눈에 확 보이는 자나장미!
내일이 로즈데이니까, 솔앙님이 솔앙님에게 꽃을 선물한다며 자나장미 한 단을 사왔다!
태풍이 몰고온 바람을 뚫고 무사히 집에 안착한 장미들!
미녀작가님과 해남미녀님 블로그에서 보고, 드라이플라워하면 정말 좋겠다며 부러워했는데 나도 득템한 기분!
잎 떼고 손질하니 쓰레기가 한 가득!
상태좋은 반은 꽃말리는 전용자리에 매달아두고
나머지 반은 대충 느낌있게 화병에 꽂아주었다.
꽃시장 의외로 가깝고 가기도 좋았다.
언젠가는.. 수국을.. 데려올거야..
여름이 가기전에.. 꼭!!!!!
3일째 부는 심각한 바람.
언제까지 이렇게 불거니.
태풍 노을도 다른데로 갔다는데...
더 웃긴건, 서면, 부산역은 바람이 안 분다.
남포동 나와서 영도 들어오니 황소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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