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 팽목항의 세월호 가족 숙소 울타리에 내걸린 노란 깃발이 갈가리 찢긴 채 바닷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온 국민적 바람을 담아 내걸린 깃발이다. 낡고 찢겨 몰골이 흉해진 깃발은 지난 1년간 대참사의 진상규명 및 세월호 인양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갈등과 실종자 가족들의 멍든 가슴을 대변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모든 고통과 혼란의 원인은 하나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서이다. 단 하나의 열쇠이자 너무나 당연하며 우선되어야 할 해결책을 정부는 피하고 있다. 도대체 왜? 누구도 이유를 알 수 없다. 1주기란 타이틀에 부담을 느꼈는지 느닷없이 정부는 ‘돈’을 들고 나왔다. 보상금의 성질을 살펴보니 받으면 입을 다물어야 할 조건이 붙은 돈이었다. 정말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른바 혈세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무엇을 근거로 책정한 보상금인지 나는 묻고 싶다. 누구도 답변을 못할 것이다. 또, 해서는 안될 답변일 것이다. 금액의 액수를 크게 키워 언론이 또 앞장을 섰다. 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헤드라인만으로 정보를 취한다는 사실을 나도 안다.
추모 공간으로 남은 교실 안산 단원고 2학년 교실은 거대한 추모 공간이다. 책상 위는 아이 잃은 부모와 친구들이 놓고 간 꽃다발로 가득 찼다. 살아남은 아이들은 지난해 겨울 2학년 2반 교실 한쪽에 먼저 간 친구들의 사진을 모아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만들었다.(오른쪽 사진) 2학년 7반 교실 벽면에는 ‘수도권 4년제 대학 안내지도’가 나붙었다. 2016년 수능을 함께 본 뒤 대학생활을 함께했으면 하는 ‘이루지 못한 꿈’이 담겨 있다. 7반 34명 중 올해 수능을 치르는 학생은 1명뿐이다.(왼쪽)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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