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그는 그저 "사랑해"라고 말했을 뿐이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그 말은 "나도 너를 사랑해"를 줄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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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결여를 깨달을 때의 그 절박함으로 누군가를 부른다.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향해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말, '나도 너를 사랑해'라는 말의 속뜻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결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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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다. 거기에서 우리는 너의 '있음'으로 나의 '없음'을 채울 수 있을 거라 믿고 격렬해지지만, 너의 '있음'이 마침내 없어지면 나는 이제는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러스트 앤 본>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다시 보게 하고 사랑의 논리학을 생각하게 되다.
by 신형철.
첫장부터 내가 좋아하는 두 편의 영화가 나왔다.
표면적 결여는 여자들에게 있었지만
결국 정신적 결여를 가지고 있던 건 남자들.
한 남자는 떠났고, 한 남자는 남았다.
그 둘의 마지막을 가른 있음과 없음의 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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