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주변에 쌓인 책이야말로 쓸모 있다.
책을 둔다고 하면 어쨌거나 도서관처럼 깨끗하게 책을 꽂아놓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책은 언제나 손에 닿는 곳에 두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책을 둘 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살기 좋은 그 어떤 설계도 무시하고 자기 주변에 책을 쌓아두는 겁니다.
P. 60-61
책 5백 권이란 칠칠치 못하다거나 공부가 부족하다는 것과는 다르다. 어지간한 금욕과 단념이 없으면 실현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를 실행하려면 보통 정신력으로는 안 된다. 세상 사람들은 하루에 세 권쯤 책을 읽으면 독서가라고 말하는 듯하나, 실은 세 번, 네 번 반복해 읽을 수 있는 책을 한 권이라도 더 가진 사람이야 말로 올바른 독서가다.
P. 150
열두 번째 교훈
종이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전자서적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장서의 괴로움을 해결하기 어렵다.
P. 189
너무 재밌게 읽었다. 소리내며 몇 번을 웃었는지 모른다.
예시가 되는 작가나 책들이 아무래도 일본 서적과 일본 작가들이 많이 나와서
어느 정도의 누구를 말하는지 잘 몰라서, 그건 가끔씩 답답해했지만,
그냥 혼자 우리나라의 누구쯤? 누구쯤? 되는건가 추측하면서 읽었다.
우선, 여기 나오는 사람들이 소장하고 있는 책의 기본 단위는 '천'단위가 아니라 '만'단위로 가기 때문에
나는 아직 괜찮아. 나는 이 정도는 아니야. 아직 멀었어.. 이런 위안을 많이 받았다.
목조건물이 많았던 옛 일본주택들에서 2층이 무너진 일은 나름 흔한일이었고,
전쟁과 지진을 겪으며 장서가 타버리는 일, 훼손되는 일이 비일비재 했던 일본 특유의 배경 때문에
겪을 수 있는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생각하기 조금 힘든 일이었지만
그렇기에 더 의외의 생각으로 읽었던 것 같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책장 다이어트에 한 번 도전해볼까.. 생각하다가,
필자가 책을 정리하려고 큰 마음을 먹고, 몇 천권을 정리하고는 - 그것도 가지고 있는 장서의 극히 일부, 10% 미만!- 처음엔 괜찮다 생각하지만 결국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는 슬픔에 젖는 모습을 보고는..
그냥 있는 책들 잘 끌어안고 살아야 겠다 다짐하고 말았다.
결국은 그런거지.
장서의 괴로움은 언제까지나 계속될거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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