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잘 나가는 뉴욕의 직장인 브랜든은 섹스 중독자이다.
집에서 직장에서 수 많은 도색잡지와 각종 동영상들을 섭렵하고, 콜걸, 실시간 음란채팅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성을 탐닉하지만 결코 만족하지 못하고 점점 더 큰 자극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런 브랜든에게 동생 씨씨가 찾아오고, 애정결핍인 씨씨는 브랜든과는 반대로 육체적 쾌락보다는 정서적 만족을 원한다. 그렇게 브랜든과 씨씨의 불안한 동거는 어느날 갑자기 시작된다.
영화는 제한상영등급을 받을 만큼 헤어와 성기 모두 노출되고 강도높은 씬들이 등장하지만 전혀 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관계의 그 순간까지도 절대적인 만족은 없고, 정작 자신이 마음에 든 여자 앞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등을 지고 만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공허함과 위태로운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어서 인지 내 마음도 불안정한 시퀀스의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언제 어떤 시한폭탄이 터져버릴 것만 같아서 영화를 보는 내내 두려웠다. 오프닝에서 누워있던 마이클 패스벤더의 텅 빈 듯한 눈동자와 캐리 멀리건이 구슬프게 부르던 <New york, new york>의 롱테이크가 가장 기억에 남고, 영화 내내 흐르던 브랜든의 내면을 대변해 주는 것 같은 몽환적인 OST들이 끊임없이 뇌리를 맴돈다.
201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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