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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온도. Very ordinary couple. 2013.

映画

by 솔앙 2014. 5. 2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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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사랑하며 살기 힘들다.

영화를 다 보고나니 자연스레 노력하지 않으며 사랑하며 살기란 불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연애 4년, 결혼 8년차의 나도 매일매일 사랑하며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만나 사랑한다는 일은 기적과 같은 일이고, 그렇게 다른 두사람이 결혼해서 산다는 것은 우주의 빅뱅에 버금가는 일 같다. 

 

픽션은 판타지를 동반한다. 판타지 없는 이야기는 관객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하지만 판타지 따윈 없는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투영한 이야기엔 공감이라는 특별한 교감을 얻어낼 수 있다. 스크린은 환상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일상의 반영이기도 하니 말이다.

 

일전에 <6년째 연애중> 이란 영화를 보면서 픽션 보다는 매일매일 일상의 팩트에 가까운 두 사람의 모습에

역시 영원한 사랑은 없고, 매일매일 전쟁과 같은 삶만이 남는 사랑 아닌 연애의 조각을 엿본적이 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비밀사내연애 커플이 헤어지고 한바탕 소동을 벌인 후, 서로의 감정을 다시 깨닫고 로또보다는 그래도 당첨 확률이 높은, 헤어진 후 다시 만난 연인들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다시 만난 연인들의 모습은 바로 이런것일 것이다. 깨진 조각을 본드와 테이프를 이용해 잘 붙여놨으니까 다시 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다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서로에게 사랑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인위적으로 생각해내며, 조금의 상처도 만들지 않기 위해 눈물나도록 노력하는 일.

그렇게 한다면 다시 만난 그들의 사랑은 결국 해피엔딩이 될 수 있는걸까?

 

그런데 난 영화를 보는 내내 참 처절한 현실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결국 이 이야기도 판타지를 동반한 픽션일 수 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게다가 어쨌든 사랑이란 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작은 사랑이었겠지만, 중간과 결말은 사랑이 있어도 없어도 마찬가지였을테니 말이다. 그러한 중간과 결말 모두 일상의 우리네 모습과 닮았지만, 또 완전 반대로 그런 픽션이 아니면 만나기 쉬운 서로는 아니었을 것이다.

 

중간중간 조연들 덕에 완전 깔깔거리며 유쾌하게 본 장면도 있고, 그냥 둘의 마음이 이해가 가서 울컥하며 본 장면도 있었다. 초반 이미 헤어진 두 사람의 헤어진 후에도 지속되던 팽팽한 기싸움에 비해, 중후반부는 좀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인터뷰라는 형식을 빌려 왔음에도 2시간이 조금 모자른, 짧지 않은 러닝타임 전반을 살펴보면 완급조절은 좀 실패한 것 아닐까 생각된다.

 

 

오래된 연인들이라면 한 번쯤 봐도 괜찮을 영화.

헤어졌다 다시 만난 커플이라면 진짜 볼만한 영화.

이미 사랑을 알아버린 사람이라면, 그 사랑을 지킬만한 방법의 꼬투리를 잡을 수 있는 이 영화,

끝없는 노력없이는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리는 사랑의 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이 이야기.

왠지 꽃샘추위가 가시기 전에 봐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의 영화였다.

 

따뜻한 봄이 오면, 그저 사랑만 하고 싶어질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 왜 19금이야??????????

 

 

 

 

201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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