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가수가 모 영화를 더빙하면서 1억을 받았다고 해, 논란이 있었었다. 주제가, 홍보, 이것저것 다 포함해서 받은 금액이라는 기사를 봤었었다. 개인적으로 그 영화를 극장에서 더빙판으로 봤지만, 정말.. 더빙 목소리는 눈뜨고 못볼 지경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생각한다. 목소리를 한 두 명의 아이돌 가수 모두, 짜증을 불러 일으켰으니 말이다.
그 전부터도, 스타마케팅을 내세워 이름난 가수나 배우들이 더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프로 성우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현실이 아쉽기도 하지만, 가끔 <가디언즈> 같은 괜찮은 작품이 나오면, 스타의 성우 마케팅이 영화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일이기도 하기에, 어느 부분에 더 무게를 실어줘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말 가끔가다 성우 뺨치게 더빙하는 스타들도 있으니 말이다. (몬스터 호텔의 정찬우씨가 그랬고, 가디언즈의 류승룡씨, 메가마인드의 김수로씨, 아이돌로는 테드의 보라가 괜찮았고, 해양경찰 마르코의 이광수씨도 나쁘지 않았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 랄프를 연기한 정준하씨도 완전 랄프 그 자체였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본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정말 헐~ 이란 소리가 미친듯 튀어나왔다.
남자 아이들이 딱 좋아할 만한 스토리. 게으르고 나태한 남자가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검투사가 되어 결국은 승리하고 사랑도 차지한다는 이 이야기. 내용도 나쁘지 않고, 흥미진진까지는 아니었지만, 최소 졸면서 보지는 않았으니, 근래에 본 애니메이션 중에는 무난하게 괜찮았다고 본다.
하지만 난, 보는 내내 분량이 적지 않은 남자주인공 티모의 목소리에 짜증이 폭발할 지경이었고, 티모의 트레이너 다이아나의 목소리에 화가 났다. 그나마 다행인건, 여자주인공 목소리를 전문 성우가 연기했다는 것이었다고 할까.
솔직히 말해서 홍보에 큰 도움이 되는 A급스타를 쓰거나, 제대로 목소리 연기할 수 있는 연기자급 스타를 쓰지 않는 이상, 영화의 흥행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된다 생각되지는 않는다. 괜찮은 애니메이션의 엉망진창 목소리들이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걸 관계자들은 알까 싶다. 이런 아이돌의 어설픈 더빙들이 흥행에 얼만큼 도움이 되는지, 관람 후 평점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런지, 관계자들은 제발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요즘들어 더 심해지고 있는 말도 안되는 더빙에 났던 화들이 오늘 폭발해 버린 느낌이다. 막말 한마디 하자면 정말 거지같은 더빙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아이는 재밌었다며 내용을 얘기하지만, 난 영화를 보는 내내 신경쓰였던 목소리만이 뇌리에 남았을 뿐이다.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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