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1시반에 집에서 나갈 땐 괜찮았다.
부산은 호우주의보라 했지만 비도 거의 그치고 비가 안올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래서 우산을들고 서진씨랑 버스를 타러 나갔다.
2시 남포동 도착.
남포동에서 15번 버스를 타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괜찮겠지 뭐..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오후 2시의 하늘이 밤 7시처럼 변한다.
그리고 비가 퍼붓기 시작하면서 천둥번개도 번쩍번쩍.
사상쯤 가니 도로가 잔뜩 물에 잠겨있다.
자동차들 바퀴 반 정도쯤...
사상에서 좀 더 올라가니 그 때부터 정말 난리다.
아이 표현으로는 보도블럭에 파도가 칠 정도로 말이다.
물에 잠기기 시작한 구포를 겨우 지나
덕천 쯤 가니 우리가 건너야 할 작은 지하도가 물에 반은 잠겼다.
경찰이 작은 차들은 못지나가게 하고, 버스만 한대씩 차례대로 지나가게 해 준다.
겨우 덕천을 지나니 속보가 뜬다.
덕천동에 산사태가 나고, 2호선 전철이 운행 중단이라고.
헐.. 나 2호선 타고 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근데 집에 돌아가는게 문제가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지도 못할 상황이다.
버스는 수정역에서 우회해 뒷길로 한참 지나다가
화명역 방향으로 돌아왔는데 화명역 부근이 온통 물바다.
다시 유턴해서 또 뒷길로..
결국 율리 부근인 목적지까지 오긴 했는데.. 집에 갈 일이 걱정이었다.
남포역에서 1시간 남짓 걸릴 거리를 1시간 47분만에 도착했다.
그리고 비가 멎었다.
사상역 부근.
구포역 부근
아무리 검색해도 2호선은 운행중단, 곳곳은 침수..
버스 정류장에 버스 온다는 표시는 없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
볼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차들이 꽉 막혀 있다.
오는 버스를 확인하니 서면까지 간다고 해서,
서면까지라도 가면 전철을 탈 수 있으니 괜찮겠다 싶어 버스를 탔다.
그런데 버스가 30분이 넘게 움직이질 않음.
아니, 겨우 한 정거장.
뭔가 이상하지만, 그 곳이 어딘지 잘 모르고..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서 무작정 기다렸는데..
어떤 언니 하나가 갑자기 버스를 타더니 설명을 해 준다.
앞은 물 때문에 꽉 막혀있어 차가 가지 못한다고.
차라리 화명역 지나 롯데마트까지 걸어가면 빠를거라고 말이다.
아.. 언니 고마워요.
서진씨와 버스를 내려 화명역 방향으로 걸어 내려갔다.
헐.. 화명역 가기 전 도로가 이렇게 침수.
양방향 차 전면 정지 중.
발에 흙 다 묻혀가며 아파트 화단으로 올라가 이 물길을 건너가니 버스가 온다.
남포동 써있길래 무작정 126번을 탔는데..
헉.. 끝에서 끝...
게다가 퇴근시간 시작.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는 오늘 안에 집에갈까 싶어서
전철역을 만나면 내리기로 했다.
휴대폰으로 확인하니 3호선은 정상운행이라 해서
덕천역에서 3호선을 타고 빙 둘러 집에 올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남포역에 내리니 거의 7시.
아.. 지치고 힘들어.....
고생해서 가져온 남편의 기사 자격증.
이거... 인터넷으로 신청해도 된다...
그럼 택배로 보내준다.
급하다고 하도 성화를 부려 다녀왔다.
비가 와도 다녀와달라 해서 갔는데..
정말... 너무 힘든 하루였다.
남편, 심부름 값 내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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