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은 그대,
나무 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
그대는 꽃이라서 10년이면 10번은 변하겠지만
나는 나무 같아서 그 10년, 내 속에 둥근 나이테로만
남기고 말겠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길 가는 동안 내가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향기 잃지 않으면 고맙겠다.
동행. 이수동. 토닥토닥 그림편지.
이 글귀를 처음 읽었을 때,
코 끝이 찡해지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사람은 한 평생 외로운 동물이며 홀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겠지만,
내가 변하고 변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꿋꿋하게 내 손잡고 가 준다는 사람 하나 있다면,
이런 나무같이 단단하게 손 꼭잡아주는 사람 하나 있다면,
그렇게 마음 편히 꽃향기만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이 모진 세상 살아내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준다.
세상은 더럽게 처참하고, 가끔은 쓰디쓴 맛으로 좌절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이런 연둣빛 같은 글귀 하나 때문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고맙게도, 나는 오늘 이 길을 나서는 느리지만 지칠 수 없는 않는 한 걸음, 다시 걷는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