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병원 가는 길에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볕 잘드는 골목 어귀에 앉아 해바라기 하고 있던 녀석.
가까이 갔는데 냥~ 하길래 닭가슴살만 까서 주고 병원 갔는데 집에 돌아가는 길에 보니 닭가슴살을 그대로 남기고 가버렸다.
오늘 병원 가는 길에 그 고양이를 다시 봤다.
어떤 큰 집 대문 앞에서 어떤 봉지를 손으로 잡고 뭘 막 먹는데, 뭘 먹나 보니 짓무른 귤을 먹고 있었다.
원래 고양이는 신 것 안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왜 이런걸 먹어! 그러면서 더러운 봉지를 빼앗았더니
억울한 듯 큰 집 대문 앞에 가서 앉는다.
닭가슴살을 뜯어 한 조각 던져줬더니 냄새를 맡더니 재빠르게 물고 도망간다.
닭가슴살 한 조각 더 있는데 이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 그 큰 집 대문 옆을 봤는데.......
너무 얌전하게 사료가 그릇에 담겨져있다.
아니, 도대체 너 이 사료 왜 안 먹고 그 귤 먹고 있었던 거야?
간식 먹고 있었는데, 내가 방해한거니? 그런거니?
알쏭달쏭한 마음으로 남은 닭가슴살 한 조각을 그릇에 넣어주고 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는데 차가 멈춰서자마자, 요즘 종종 보는 턱시도냥이가 슬금슬금 내 차 쪽으로 온다.
밥자리에 보니 사료는 남아 있어서 아이 먹으라고 캔을 까주는데, 캔을 까다가 낙엽 쌓여있는 하수구 쪽에 캔 1/3 조각을 떨어트렸다.
손가락을 아무리 넣어도 잡히지 않는 고깃덩어리.
아깝지만 어쩔 수가 없어! 라고 말하며 남은거라도 다 먹고 가~ 하고 집에 들어왔다
오후에 외출하는데 확인하니, 그 고깃덩어리가 없어졌다!!
고양이는 손이 들어가나? 개미들이 들고갔나? 미스터리하다.
아래 사진은 위에 고양이들과 아무 상관없는 기장 동암해안길에서 만난 여유로운 야옹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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