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수영다녀오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저녁에 데리러 와달라고.
게가 상자로 있다고 말이다.
나는 뭐, 얼마나 있겠냐 싶어 갔는데...
음........
배에서 쓰는 상자에 고스란히 담긴 게 제대로 한 박스.
원래 게 잡는 배가 아닌데, 오징어 잡으러 갔다가 난데없이 게가 잡혀서
상품성 좀 떨어지는 애들 박스에 아무렇게나 넣어 얼린거라고 한다.
근데 작은건 작고 큰건 엄청 크고..
50마리쯤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이야. 죽어있어서. 살아 있었으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을거야 ㅠ_ㅠ;
다 씻어서 한끼씩 먹을 분량으로 넣어놓고
명절에 시댁 갖고갈 것 나눠놓고..
몇 안되는 이웃도 나눠드리고..
택배가 마감 안 됐으면 우리 엄마도 좀 드리는건데, 그건 아쉽다.
작은 게들은 손질해서 양념게장 만들고
큰 게 8마리는 바로 쪘다.
역시 사진으로는 가늠이 안 되는데, 얘가 엄청 큰 애.
무슨 집게발이 대게만한 아이...
살도 꽉 들어차 있어서 아주 행복한 맛!
5마리 바로 살 빼서 아이랑 먹고 또 먹고 밥도 비벼먹고 실컷 먹었다.
여기서 큰 반전, 남편은 게를 안 먹어요. 또르르....
그리고 담은 양념게장!
세상에.. 내가 만들어도 이런 맛이 나오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 6시반에 게 갖고와서 모든 일을 끝마치니 10시.
완전 지쳐서 뻗었다 ㅠ_ㅠ;;
게를 꿈에서도 봤어...
저 큰 게가 나를 덮치는 꿈...
공짜로 가져다 주는건 좋은데.... 너무 많으면 힘들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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