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바다를 보는데 불빛이 하나도 없다.
그 많던 배들이 한 대도 빠짐없이 피항을 간 것이다.
태풍이 온다해도 큰 배들 세네척은 항상 자리를 지키던 바다인데,
정말 모두들 동해 위로 피항갔는지 바다가 새카맣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파도소리는 밤새 심했고, 나는 새벽녘 겨우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출근준비하던 남편이 온 문을 다 닫고,
내 손보다 큰 창문걸쇠를 2개씩 다 걸어잠궜다.
비는 계속 오는데 파도소리가 안나길래
무서워서 창문은 못 열고 바다만 내다 봤더니..
바다가 울렁울렁.. 저 깊은 곳부터 뒤집어지는 느낌이었다.
표면은 잔잔해서 파도소리가 나지 않지만,
저 아래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서는 이미 태풍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기분.
비가와서 갑자기 매콤한게 먹고싶길래 얼마전에 집밥 백선생에서 봤던 짬뽕을 했다!
불맛을 제대로 못 내서 좀 아쉽지만, 해산물도 해봤자 오징어랑 봉골레 해먹는다고 사온 바지락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매콤하게 아이랑 둘이 땀 뻘뻘 흘려가면서 아침 먹었다.
오목한데 담았더니 건더기는 다 가라앉고 국물만 보이네.
어쨌거나 둘이 밥 푹푹 말아서 열심히 팍팍 퍼먹었다.
백주부는 사랑입니다. 백주부 더럽. 나의 요리인생을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신과 같은 존재.
그리고 태풍을 뚫고 미스테리아 도착.
대륙의 실수 샤오미, 5200mA 짜리 보조배터리 잘 쓰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고장 ㅠ_ㅠ;
충전은 되지만 핸드폰 충전하기 전에 방전되어 버리는 현상.
남편이 쿨하게 버리라고 해서, 난 쿨하게 알라딘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보조배터리를 신청했다.
10400mA 짜리는 너무 커서 들고다니기 귀찮으니.. 동네 나갈 땐 얘를 들고 가는걸로.
에릭칼 좋아!
오늘 올 택배가 몇 개 있는데..
다들 태풍을 뚫고 무사히 왔으면 좋겠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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