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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시치미.

by 솔앙 2015. 6. 1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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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누군가 이 글을 읽는다는 것은, 누가 누구의 흠결을 잡아내 공격하는 성격의 일이 정녕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내가 지난 십 년 가까이의, 그리고 앞으로의 문단생활을 스스로 포기하면서까지 이 글을 쓸 이유란 애초에 없었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나와 나의 문우들이 문학을 처음 시작했을 적에 신앙했던 문학의 그 치열하고 고결한 빛을 되찾는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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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란 비록 그 글을 쓴 자가 죽은 다음일지라도 오히려 새 생명을 부여받아 역사와 문화 속에서 자신의 무거운 책무를 감당한다. 어떤 대단한 권력이 협박하고 공격하고 회유하고 은폐하고 조작한다고 한들 단 한 사람만이라도 순정한 마음으로 혼신을 다해 기록한다면 그 기록은 그 기록을 포함하는 모든 것들의 진실을 필요할 적마다 매번 소환해 영원히 증명해낸다는 뜻이다. 이것이 곧 온갖 어둠을 이용해 당대에 설치는 거짓보다 훨씬 강한 참된 글의 빛이며 문학의 위대함이다. 나는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문우들과 함께, 지금 이 순간 오로지 그것만을 믿고 싶은 것이다.

 

http://www.huffingtonpost.kr/eungjun-lee/story_b_7583798.html

 

 

 

이응준 작가가 이 한편의 칼럼을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당연한 일을 했음에도 낙인을 찍어버리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그걸 누구보다도 더 잘 알 것 같은 사람이

이런 문제의 화두를 던져준 것에 대해 참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마음.

 

과연, 이 일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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