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하정우씨가 영화도 찍었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오픈됐다고 해서 조금 더 기다려야 개봉하려나 했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빨리 개봉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예매하고 아침나절에 후딱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 온 소감은, 연기만 잘하는 하정우가 아닌 감독으로서도 분명 재능있는 하정우의 발견이라고 하고 싶다.
주연을 맡은 정경호씨에 대해서 유일하게 생각나는건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소지섭씨 동생 역할로 나왔던 것 밖에는 없는데, 한마디로 별 관심 없었던 배우..였었단 말이지.. 뭔가 작품은 많은데 정말 하나도 본게 없네!
근데 이번 작품을 계기로 주목 가능한 배우란 느낌을 받았다. (음, 주목의 주체는 나에게서 부터~ 내가 뭐라고 ㅎㅎ) 스스로 원탑이기엔 부족하지만, 만들어지는 원탑은 가능한 배우 정도?
배경은 비행기라는 협소한 공간이었지만, 그다지 갑갑함은 느끼지 못했고, 비행기 내부를 기장실, 승무원들이 서비스를 준비하는 공간(여기 이름을 모르겠네..), 비지니스 객실 이렇게 부분부분 쪼개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이 그다지 많이 드러나지 않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 안에서 조연들의 활약도 적재적소에 잘 나타났고, 카메오들도 눈에 확 띄면서 유쾌했다. 중간중간 컬트적인 코메디 요소들이 약간 난감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들 덕분에 웃음이 빵 터져 나오기도 했다.
유쾌, 통쾌, 상쾌할것 같기만 하던 기내 사람들의 모습은, 김포공항에 비행기가 2번이나 착륙 실패를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다. 여기서 또 너무 심각해지면 루즈해질 수도 있을텐데, 그 심각함 안에서도 깨알같이 등장하는 에피소드 설정들과 화면의 구성이 절대 루즈해지지 않게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뭔가 하정우가 감독이 되어서 어깨 힘 준 이야기를 만들었을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 그런 분들에게는 비추. B급 병맛 컬트 코메디 영화 정도만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강추!
아, 간만에 완전 생각없이 신나고 재미지게 영화 본 느낌이다!
하정우 감독님~ 데뷔를 축하합니다!!!!
201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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