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회색도시 같은 느낌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곳곳이 스틸컷 처럼 펼쳐지며 영화가 시작한다.
웹디자이너 마르틴과 건축가 마리아나.
둘이 서로 모른 채 교차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어떤 만남의 형태로 둘이 마주하게 될 것인가 너무 궁금했다.
장난처럼 나오는 일러스트들과 이미지들도 너무 귀엽고 즐거웠다!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코드 덕분에 정말 재밌게 하하하 웃으면서 본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정말.. 나 미친듯이 웃어버렸다!!!
귀여운 강아지 수수와 마르틴이 산책 나온 그 순간이
마리아나에겐 <월리를 찾아라> 책을 돋보기로 뚫어져라 쳐다봐도 찾을 수 없던
바로 그를 마주하는 순간이 된 것이니 말이다.
진짜 어느집에나 한권쯤은 있었던 <월리를 찾아라> 책이 오늘따라 다시 보고 싶다.
나도 잘 찾았는데!!! 빨간 줄무늬 옷의 월리랑, 같은 옷을 입은 하얀 멍멍이랑!
원제가 <Medianeras : 측벽 > 이다.
영화를 통해 측벽이 갖는 새로운 의미를 돌아보게 되었다.
서로 측벽으로 마주보고 있는 건물들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도시의 정체성과
온통의 강박안에서 살아가는 도시생활의 무미건조함이 측벽을 통해 새로이 느껴졌다.
사랑은 찾으면 찾으려 할수록 내게서 멀어지는 것 같다.
그냥 사랑의 우연을 알게되는 그 순간이야 말로 사랑의 진정한 시작이 되는 것 아닐까.
마르틴이 강박증 때문에 버스, 전철, 비행기는 못타고,
라이카로 찍는 사진과 함께 오로지 걸어다니기 위한 5.8kg 무게의 가방을 꾸리면서,
빼먹지 않고 콘돔 3개를 챙기는 모습은..
아.. 역시 라티노 오라버니!!! 하며 나 혼자 탄성을 삼키게 만들었다.
영화 다 보고난 사람들은.. 혹시 나처럼 유툽에서 Mariana Y Martin 을 검색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거 검색하면.. 정말 그 동영상이 나온다는건 안 비밀!!! ㅎㅎㅎㅎㅎ
201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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