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러 라이브>는 썩 좋은 시나리오는 아니었고, 그다지 좋은 흐름도 아닌듯 싶었지만, 하정우의, 하정우에 의한, 하정우를 위한, 영화로는 손색이 없을만큼 엄청난 영화였다. 아직 하정우란 배우가 정점을 찍지는 않았구나, 조금은 안도하게 된 영화였고, 또 어떤 하정우의 모습이 나올지 더욱더 기대감을 안게 해 준 영화였다.
작은 라디오 부스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신경을 당기는 긴장을 갖는 것은 90분의 러닝타임 안에서는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물론 감독의 디렉팅 요소도 분명 돋보이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러한 요소들이 하정우란 배우 없이 완성이 되었을까 싶기도 하다.
스토리도 헐리웃식 히어로 이야기가 아니었다. 만약 헐리웃 스타일이었다면, 하정우가 슈퍼맨으로 변신해 다리에 있는 폭탄을 제거하고, 기자도 구하고, 사람들도 구하고, 자기도 구하고, 범인은 무사히 자수를 시켰겠지? 하지만 어찌해도 바꾸지 못한 현실에 대한 허망함만 남은 이 영화는 비현실 속의 엄청난 현실이 숨어 있어서 더 씁쓸했던 건지도 모른다.
과연 절대 악이란 존재한는지, 그 기준에 대한 판가름은 누가 해야하는건지 다시 생각하게 해 주는 영화였다
20130817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