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번학기 첫 문화센터에 다녀왔다.
새로 서예수업을 등록했으니까 ㅎㅎ
비싼 장봉으로 자세를 배우고
먹을 30분 갈고, 선긋기를 1시간 넘게 했다.
와.. 선만 긋는데도 온 몸에 경직 오는 기분 ㅎㅎㅎ
자세를 잘 잡아야 한다니, 손가락 모양이랑 이런것 신경쓰느라 힘들었는데..
그것보다 더 힘든 건 따로 있었다.
바로바로..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 듣는 것.
난, 사투리 루저였다.
선생님과 다른 분들 모두 사투리를 쓰시는데..
도통 무슨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일어를 들어도 이것 보다는 잘 알아 들을 것 같은데...
도대체가 뭔 소리인지, 순간순간 멍..해진다.
그리고 좀 무섭다.
격한 말로 서로 농담을 주고 받는데..
꼭 진담처럼 들리는 농담 같은데다가..
말도 세고, 단어 선택도 무섭고...
근데 웃으며 주고 받는다, 살벌한 말들을...
제 3자인 내가 기분 나쁠 정도로 말이다.
둘러보니 나만 기분 나쁜거였다.
나에게 한 말도 아니고, 그냥 재밌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말임에도..
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처음에는 정말 싸우는 느낌이라서 엄청 긴장하며 귀 기울여 들었다.
문화센터에 와서 선생님이랑 수강생이랑 싸우는 줄 알고 ㅠㅠ;;
근데 그것이 농담이었고, 일상적인 대화라는 걸 알고 제대로 아노미가 왔다.
너무 무서웠다. ㅠㅠ;;;;
우리 시댁쪽 어르신들도 사투리 쓰면서 말씀하시지만..
내가 못 알아 들을 정도도 아니고, 이제 어느정도는 알아듣고 대답할 수 있어서,
사투리 리스닝에 자신감이 붙었던 나에게..
오늘의 2시간은 제대로 멘붕의 시간들이었고,
사투리에 대한 두려움을 다시 갖게 만들어 준 시간이었다.
나.. 일주일에 한 번씩 문센 가야 하는데....
이건 서예가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떻게 적응하며 말을 듣느냐가 문제일 것 같다.
집에 와서 패배감에 젖어..
리스트레토 투샷을 아이스로 만들어 먹고
옵스에서 사온 호두파이를 막 곱씹으며 먹었다.
오늘의 나는.. 사투리 루저... 흑 ㅠㅠ;;;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봤다.
학교에선 말 잘 알아들어?
엄마, 책을 읽잖아.. 국어시간에..
바른 소리로 읽기. 이건데..
자꾸 선생님이 끝에 뭘 붙인다?
정확한 단어가 생각나지는 않는데..
예를 들자면, 감사합니다.. 이런거면,
감사합니다+노~ 이렇게 말이야..
책에 쓰여있는대로 읽지 않고, 끝에 뭘 막 붙여.
근데 선생님만 그러는게 아니라, 애들도 가끔 그래.
악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도 학교에서.... 난감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구나...
적응될 것 같지 않은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가보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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