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청첩장은 2가지 버전으로 만들었었다.
첫번째
이건 어른들 취향에 맞춘, 어르신들 모시는 청첩장.
문구도 부모님들 기준으로 부모님 지인들을 모시는 청첩장으로 선택해서 만들었다.
양가 모두 이 청첩장을 썼음.
두번째
이건 오빠랑 내 지인들을 위한 청첩장이었다.
인사말 란은 공란으로 주문해서 올 수 있는 지인과 친구들에게 내가 하나하나 손글씨를 써서 보냈었다.
못 오는 지인들에겐 괜찮다며 신경써줘서 고맙다고 일괄적으로 프린트해서 붙여줬었음. ㅎㅎ
그리고 이건 청첩장 아닌, 시부모님 부탁으로 따로 만든 감사장인데,
시부모님 지인분들 중, 결혼식에 오셨던 분들에게 와 주셔서 감사하다고 따로 우편으로 보냈었다.
집 정리하다가 오랜만에 우리 청첩장을 보니, 다시 세월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를 가기 위해 이것저것 정리하고, 새로 살 물건들 리스트 뽑아보고..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내가 결혼할 때, 내 취향이나 의사가 반영되어 장만한 물건이 하나도 없다고 말이다.
솔직히, 너무 어릴 때 결혼해서, 엄마가 모든 걸 다 해주셨기 때문에,
웬만하면 살림을 몇십 년 했던 엄마나 시어머님 의견을 따랐었다.
내가 확고한 취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가전제품은 그나마 내가 골라 샀고, 그릇도 엄마랑 상의해서 사긴 했지만,
대부분의 가구나 인테리어 등등에 내 취향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제 이사를 가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으니..
결혼이라는 것도 때를 맞춰 나이대가 맞을 때 해야하는구나 생각했다.
조금은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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