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 못 간 이후로 우울해하다
28일 특가로 나온 배를 예매해서 대마도 히타카츠에 당일로 다녀왔다.
대마도에 가는것보다 집에서 부산항까지 차끌고 가는게 더 무서웠는데
아침 일찍 나가니 길거리에 차가 없어서 무사히 클리어!
1단계 아주 순조로움!
어디에 세웠는지 잊어버릴까봐 주차장에서 사진도 한 장 찍어놓고!
아직 티켓팅 시간이 안 된것 같아 발코니에 나가니 해가 뜰랑말랑한다.
내가 타고 갈 악명높은 니나호와 옆에는 단체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오션플라워호.
6시반이 되니 니나호 티켓팅 시작한다고 방송이 나온다.
파고가 높지 않다고 해서 그냥 아무데나 빨리 내릴 수 있는 자리로.
7시부터 출국수속 가능하다고 해서 다시 발코니에 나와 사진!
해가 뜨고있나보네.
시모노세키에서 오는 부관페리는 벌써 도착해서 하선 준비를 하고 있나보다.
이제 곧 7시!
요즘은 여권에 도장도 안 찍어준다.
나는 짐도 백팩 하나 뿐이라 빠르게 출국수속을 마치고
신세계와 신라아이파크에 면세품 주문해 놓은게 있어서 그것도 1등으로 찾고
멀미약을 먹은 후, 7시 25분 승선을 기다리며 라디오를 들으며 앉아있었다.
9시에 출발하는 코비는 이즈하라행.
그걸 탈까 고민하다가 그냥 가까운 히타카츠로 간건데, 니나호.. 니나호...
게이트 앞에서 또 일행 기다리느라 줄선 사람들 때문에 얼떨결에 내가 1등으로 승선!
니나호는 앞 쪽은 멀미가 심할 수 있어 웬만하면 뒷쪽에 타라고 한다.
센스있는 승무원 언니가 내 자리를 뒷쪽으로 찜해줘서 고마울 뿐.
부산 출발할 때는 파도가 괜찮았는데..
부산을 벗어나면서부터 좌우 바이킹이 시작된다.
분명 오늘 파고도 높지 않다고 했는데..
높지 않은 날이 이 정도이면, 도대체 높은 날은 얼마나 대단한걸까.
누가 우스개소리로, 니나호는 니나타라 니나호라서 니나호라고..
니나호 탈 때는, 이어폰, 선글라스, 마스크 필수라고 했는데 절실하게 느꼈다.
정말 필수다!
멀미약은 반드시 먹어야한다!
1시간 반 동안 끊임없이 좌우로 흔들린다.
파도가 배를 치는것도 다 느껴지고, 아 맨몸으로 파도타기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대리만족도 가능하다.
분명 멀미약을 먹었는데도 자꾸 식은땀이 나고, 한숨이 나온다.
속이 울렁거리지 않아 다행인데, 여기저기서 몹쓸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급기야는 복도에 할머니들이 막 앉아 계시고, 좌우를 둘러보기 싫은 정도가 된다.
다행히 내 옆자리에 앉으신 부부는 계속 주무셔서 그런가 멀미도 안 하고 얌전히 타고 가시고,
나도 식은땀 나는것 빼면 큰 멀미 증상이 없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정말 추해질 뻔했다.
이정도까지 휴대폰이 잘 터져서, 라디오도 잘 듣고 오빠랑 문자도 하면서 배를 타고 왔다.
대마도 도착하니 SKT 가 docomo 로 바뀌고
안내 문자가 쉴새없이 쏟아진다.
다급하다고 전화걸면 전화도 잘 안 받는다는 외교부 콜센터문자까지 받고나니
약 40km 밖에 안 떨어져 있지만 외국에 온게 실감이 난다.
여권에 상륙허가 스티커를 붙이고, 역시 백팩밖에 없으니 짐검사 같은것도 안 하고 히타카츠 도착!
안내데스크에서 맵을 하나 가지고 왔는데, 이거 볼 시간이 없었다.
미리 LINE 으로 히토츠바타고에 예약해놓은 전동자전거를 타고 출발!
내가 빌린 전동 자전거!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라, 대여해주는 곳 앞에서 한참 연습하고 탔다.
핸들이 너무 가벼워서 제어하기 힘들었는데, 오우라까지 갔다 다시 히타카츠 오는 길엔 그래도 익숙해져서 재밌었다!
382번 국도를 따라 히타카츠항에서 오우라까지!
밸류마트와 마츠모토 키요시를 찾아 쇼핑을 하고,
초밥과 닭튀김 하나를 먹고, 이로하스를 하나 마시고!
다시 히타카츠항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반납하고, 대여소에 짐을 맡기고 동네 산책을 했다.
짐 보관료 100엔 써 있는데, 자전거 빌리면 무료로 맡겨 주신단다.
아주 좋구만!
히타카츠항 근처에 있는 작은 밸류마트 앞 자판기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원래는 히타카츠항 안에 있는 자판기에서 먹으려고 하다가 카페가서 커피를 마실까.. 라는 생각으로 그냥 왔는데
분명 자전거를 타고 갈 때 봤던 카페가 왜 걸어다니니 안 보일까.
그래서 그냥 작은 밸류마트 앞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여기가 10엔 싸다! ㅎㅎ
1시간 넘게 동네산책을 하고 항 앞에 있는 타비에서 타코야끼와 톤야끼를 포장해 가방에 챙겨넣고
자전거 대여점에 맡겨놓았던 짐도 다시 들고 히타카츠 항으로 돌아와 티켓팅을 했다.
이번엔 창가로 주세요!
드럭에서 아네론 멀미약을 따로 샀었어서 멀미약을 또 먹고
히타카츠항 2층에서 유자 사이다를 한 잔 원샷하고는 시간이 되어 돌아오는 배를 탔다!!
내가 타고 갈 니나호!
돌아오는 길에는 피곤함 + 멀미약 덕분에 열심히 꾸벅꾸벅 자면서 왔다.
배가 흔들리는걸 느끼긴 했는데, 파도가 좀 잠잠해진건지 갈 때 만큼 험하진 않았다.
눈 떠보니 도착 15분 전이고, 부산항 대교를 보며 돌아왔다.
전리품처럼 쇼핑한 것들을 정리하고,
아이랑 오빠랑 타코야끼, 톤야끼 맛을 봤는데, 톤야끼는 치즈때문에 많이 느끼하고
타코야끼는 시간이 지나 먹은것 치고는 꽤 맛있었다!
담번에는 이즈하라에 한 번 다녀와야지!
큰 욕심 안 부리고 산책하는 마음으로 다녀온 당일치기도 엄청 재밌었다.
배값 왕복 28000원 + 터미널이용료, 유류할증료 6400원 + 히타카츠항 터미널 이용료, 유류할증료 400엔
자전거 렌탈료 1500엔
점심 1140엔
마츠모토키요시 면세 쇼핑 12244엔
아네론 + 껌 716엔
마트 쇼핑 2768엔
시로이코이비토 18개입 1058엔
아이스크림 130엔
타코야끼+톤야끼 포장 800엔
유자사이다 350엔
-------------------------- 20048엔 + 34400원
쇼핑한것 빼면 한 4만원 남짓, 그리고 배값까지 8만원도 안 되는 돈에 다녀온 대마도 당일치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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