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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7. 흰여울길, 고양이.

話/フォト

by 솔앙 2017. 7. 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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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싶어서 나간 길.

더운건 생각을 안 했는데, 다행히 생각보다 덜 더웠음.

근데 목덜미랑 팔뚝은 벌겋게 익었음.




집에서 세 정거장 내려가면 있는 흰여울 문화마을.

흰여울길에 절영해안산책로를 지나 남포동으로 나가면 한시간 정도 걸어가면 되는데

걷다보니 너무 더워서 흰여울길까지만 걷고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고양이들 만나면 주려고 닭가슴살을 잔뜩 챙겨갔는데

흰여울길 시작하는 계단에서부터 고양이가 냥냥대며 부른다.

손으로 쓰다듬어주니 좋아하고 엉덩이도 팡팡해주니 완전 좋아한다.

귀가 잘린걸 보니 TNR로 중성화도 된 아이.

발에 몸을 비비고 애교를 잔뜩 부린다.

닭가슴살 하나를 주니 맛있게 먹고 폭풍그루밍에 빠져 그 다음부터 데면데면.













계속 공사소리가 들리던 흰여울길.

얼마 전, 알쓸신잡에서 이야기하던 젠트리피케이션이 걱정되는 곳.


생각보다 더 외진곳이라 유명한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 서촌처럼 완전히 변하진 못하겠지만

원래 이 곳에 살던 사람들에 외지인들이 끊임없이 접촉을 한다고 한다.

지난번 어떤 다큐멘터리를 보니, 여기를 다 카페촌을 만들어야한다고 나서고 싶어하는 외지인들도 있다니.

걱정이 기우만은 아닐것 같은 불안함이 있다.

자주 가지는 않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카페가 하나씩 오픈해 있는걸 보면 그 불안함은 점점 더 증폭되는 중.

그래도 지금까지는 아기자기한 작은 가게들에 불과하지만

자본의 유입은 순식간일 수도 있으니.






슬슬 걷다 만난 고양이.

동네의 터줏대감인것 같다.

나는 누워있으니 알아서 나를 피해 지나가거라.









만져도 꿈쩍 않고 눈길도 안 주더니

가방에서 닭가슴살 꺼내 비닐을 찢으니 그제서야 일어나 나를 쳐다봐준다.





골목 끝에는 수국도 피어있는 조용한 곳.





왠지모를 눈길이 느껴져 돌아보니 화분 위에서 나를 이렇게 쳐다보던 아이.

닭가슴살 줘도 먹지 않고 쳐다만 보던 아이.

옆을 보니 집 앞에 그릇 수북히 사료가 쌓여있다.

지금, 배 부르구나!





요즘 주말에 이 근처 지나다보면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북적북적 하던데

월요일 낮의 흰여울길은 여전히 조용하다.



여름엔 더우니, 가을에 와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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