話
주부놀이.
솔앙
2016. 1. 22. 12:57
정말 집에서 오랜만에 밥이란걸 한다.
인천에선 엄마가 해주는 밥, 안양에선 반찬가게의 밥.
그런걸로 2주를 먹다가, 오랜만에 집에서 내 손으로 밥을하니 맛이 없어.
아침에 정신 차리고 반찬도 좀 하고,
어제 빨래 개 놓은것도 정리 좀 하고,
홍차 소분도 해야하는데 그건 너무 귀찮고,
책장에서 책 꺼내오기도 귀찮아서 노트북 앞에 널부러져 있다.
그러면서 또 알라딘 사이트 탐색중 ㅎㅎ
아이는 오랜만에 컴퓨터 수업을 갔고, 약 2시간동안 나는 조용히 쉴 예정.
아이와 함께 있는 건 참 좋지만, 쉴새없이 들려오는 무언가를 하는 소리, 아이가 말 걸어오는 소리,
이것저것 해달라는 요구들, 기타 등등, 기타 등등...
방학이 끝나갈 때 쯤엔 결국 진이 빠져 지쳐버린 기분이 든다.
여하튼간, 오랜만의 주부놀이를 하면서 다시 느낀건데..
결혼 10년차가 되어도, 집안일은 나에게 너무나 요원한 것들.
나를 외딴섬에 갇힌 외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아무리 해도 손에 익지 않는 집안 일들은 여전히 힘들어.
엄마가 계속 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등짝 스파이크가 날아오겠지.
집에 돌아오니 냉동실이 또 가득 찼다. 어떤 봉투는 한치라는데, 그걸 찾아서 말려야겠다.
바닷가 마을의 겨울은 역시 오징어와 한치를 말려먹어야 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