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식은땀이 줄줄.

솔앙 2015. 12. 3. 19:48


영아일랜드 있는 빨간등대 뒷길로 남편을 데리러 가고 있었다.

한적한 길이고 신호도 없어서 영도다리쪽 나갈 때는 항상 그 길로 가는데, 

선박용품 파는 센터 같은데 가기 전에 삼거리가 있다.

그 골목에서 가끔 차도 나오고, 그 골목으로 들어가는 차들도 없는게 아니라 항상 서행하는 곳인데

오늘도 건너편 저쪽에서 택시가 깜빡이 켜고 골목쪽으로 좌회전한다고 하길래 잠시 정차해서 기다렸다.

근데 반대쪽에 멍멍이 한 마리가 앉아있는 것이다.

넌 왜 여기 앉아있니 위험하게, 혼잣말을 하고 막 출발하려고 하는 찰나에

반대쪽에서 경차(스파크인지 모닝인지 잘 모르겠다) 한 대가 내 쪽으로 온다.

바로 앞에 강아지가 있으니까 당연히 차를 멈추겠지, 하고는 클랙션을 울릴까 말까, 말아야지 하는 찰나에

갑자기 차가 속도를 내면서 강아지를 쳤다.

나는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귀를 막고 눈을 감았고, 

아이는 내 옆에서 휴대폰으로 뭘 보고 있다가 깜짝 놀라서 음악소리를 줄였다.

그 개가 길에서 사는 개가 아니라, 그 옆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기르고 있는 개고,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개가 깨갱거리며 우는 소리에 깜짝 놀라 나왔다.

처음에는 내가 개를 친줄 알고 아주머니가 얘 임신했는데 어떡하냐고 막 그러시길래

내가 뒤에 슬쩍 멈춘 차를 가리키며, 그 차가 친거라고 이야기해줬다.

나는 정말 그 순간을 다 봐서.. 진짜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손에 땀이나고 식은땀도 나고..

도저히 운전을 할 수가 없어서 길 가운데에 비상등 켜고 서 있었다.

그러다 뒷차가 와서 빵빵하길래 몇 미터 더 운전해서 길가에 세워놓고 한참을 서 있었다.

그 순간 내가 클랙션 울렸으면, 차가 그래도 멈추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블랙박스 메모리 가져다가 파일 옮겨놔야겠다. 혹시 모르니까.

그 컨테이너 사무실도 가끔 지나가는 곳인데, 개한테도 가봐야지. 

아직까지도 놀라서, 생각만하면 막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정말 정면으로 부딪쳤는데.. 아무일 없길 ㅠㅠ